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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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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박완서×박수근~김지하×오윤까지 '시인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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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출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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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박완서와 박수근, 미8군 PX에서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퇴근길에 다방을 자주 들르기도 했고, 명동 노점상에서 장난감 구경을 즐겼다. 길에서 군밤이나 호콩을 사 먹으면서 전차 정류장까지 걷기도 했다. 당시 1952년의 서울은 전운이 감도는 최전방 도시였다. 박완서의 기억 속에 박수근과 함께한 계절은 겨울 풍경만 남아 있었다. 바로 나목의 계절이었다. 살벌하게 보이던 겨울나무가 늠름하고 정겹게 비치는 풍경, 바로 박완서가 박수근을 그린 나목의 세계였다. "(궁핍한 시대의 진정성-‘나목’을 닮은 박수근과 박완서)중에서)

"일제 강점시대의 여성, 정말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수원 출신 나혜석은 오빠 나경석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을 실행할 수 있었다. 신여성의 표상은 이렇게 하여 얻게 되었다. 도쿄 유학생 사회에서 나혜석은 빛나는 꽃이었다. 재학 시절, 그는 소월(素月) 최승구와 열애를 했다. 그들은 약혼부터 공포하고 연애하기 시작했다. 조혼 제도가 성행했던 당시의 사회 풍습에 따라 남자 유학생들은 대개 기혼자였다. 최승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랑의 불꽃을 뜨겁게 태웠다. 하지만 최승구는 결핵으로 요절했다. 나혜석에게 발광의 시간을 안긴 사건이었다. 나혜석은 자신의 삶을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살았다고 회고했을 정도였다."(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_ 나혜석과 최승구의 비련) 중에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이제는 시대의 풍경이 된 문인들과 화가들의 만남을 담은 '시인과 화가'를 출간했다.

윤 관장은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이래 진보진영 미술사가 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 ‘경성의 르네상스’를 일군 이들의 삶과 우정, 교류와 연대를 통해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한국 근현대미술문화사를 살펴볼 수 있다.오래 전 잡지 '인간과 문학'에 연재한 내용을 갈무리해서 내놓은 문화예술 에세이다.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_ 나혜석과 최승구의 비련을 시작으로 신명 속의 낮도깨비_ 민중화가 오윤과 김지하까지 문학과 미술이 어떻게 동거동락하며 교류했는지를 보여준다.

윤범모 관장은 “어두운 시대를 살았던 창작자들이 어떻게 시대를 끌어안고 예술세계를 풍요롭게 가꾸었는지 살펴보려 했다”며 “문인과 화가의 만남이 현대사회에서는 과거 이야기로만 묻히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직업적 세분화도 중요하지만 예술계의 진정한 통섭과 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비평가다운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274쪽, 다할미디어18,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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