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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짓지도 않은 죄로 감옥에 간 250명의 억울한 '죄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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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편집자주] 책 한 권 읽어보려 했는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되신다고요? 넘쳐나는 신간 속에서 놓치기 아까운 책을 대신 골라드립니다.

[대골라]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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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서 13년을 살았다. 무죄를 인정받으려 15년을 싸웠다. 하지만 결백이 확인된 건 세상을 떠난 이후.

신간 '오염된 재판'에 소개된 오판 피해자 250명의 평균적인 생애다. 이들은 왜 이런 악몽 같은 삶을 살아야 했을까. '과학수사'는 왜 이들이 무고하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을까.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판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과학기술을 다루는 사람에게 실수가 있는 한 오판은 계속된다. 제 아무리 첨단기술을 활용한 과학수사라 해도 그 증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수사와 재판 결과가 달라지는 게 현실이다.

'오염된 재판'은 형사사법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브랜던 L. 개릿(Brandon L. Garrett)의 저서다. 과학수사의 오류로 잘못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DNA 검사로 결백을 입증받은 최초의 오판 피해자 250명을 조사한 르포 사례집이다. 언론에 보도된 주요 소송에서 여러 차례 무죄를 이끌어낸 신민영 변호사가 번역했다.

우리가 신뢰하는 과학수사 시스템이 어떠한 치명적인 허점들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악용될 수 있는지 지적하는 이 책은 '헌법 프로젝트'(Constitution Project)에서 헌법 해설상을 받고 '미국 변호사 협회'의 실버 가벨상에서 명예 가작으로 선정됐다. 미국 대법원, 하급 연방법원, 주 대법원뿐 아니라 캐나다, 이스라엘 등 각국 법원과 정책기관에서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책에는 목격자의 부정확한 진술에 의해 성폭행범으로 잘못 지목된 피해자, 경찰과 검사의 증거 은폐로 결백을 입증하지 못한 무고한 의뢰인 등의 충격적인 실제 사례들이 면밀한 분석 및 통계 자료와 함께 담겨 있다. 형사사법제도의 실효성과 법과학의 신뢰성을 되짚는 이 책은 오판 연구가 상대적으로 드문 한국 법조계에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오염된 재판/ 브랜던 L. 개릿 지음/ 신민영 옮김/ 한겨레출판/ 2만8000원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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