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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연준 "물가 압력 높아졌다"... 테이퍼링 전초전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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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회복세 빨라 원가 상승폭 커"
지난해 사들인 회사채 매각 예고도
"통화 정책과는 관련 없어" 선 그어
한국일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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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경제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으면서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을 둘러싼 연준의 판단이 본격적인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길 지를 두고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일명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으나 예전보다 다소 속도가 빨라졌다"며 "전체적인 물가 압력이 지난 보고서보다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미국의 통화정책 등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 판단 자료로 쓰인다.

연준은 기업들이 비용 상승에 직면하면서 추후 몇달 동안 소비자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은 "원가가 크게 오른 반면, 판매 가격은 완만하게 올랐다"면서도 "기업이 비용 상승분의 많은 부분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인건비가 올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이 저임금 근로자나 숙련공 등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때문에 영업시간을 일부 줄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구인난이 심하다 보니 "전체적인 임금 상승세는 완만한 수준이지만 점차 더 많은 기업이 보너스와 초임 임금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을 앞서면서 시장의 긴축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그동안 연준은 현재 물가 압력이 일시적이라며 우려를 낮춰왔지만, 시장은 전방위적인 인플레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연준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당시 긴급대출 수단으로 사들인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각한다고 이날 밝히면서 테이퍼링의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SMCCF)의 포트폴리오를 줄여 올 연말까지 모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준은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과는 관련 없는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으로 향하는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준 산하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는 오랫동안 낮은 상태로 유지해야겠지만, 채권매입은 단계적 축소를 생각할 시기가 곧 닥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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