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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女중사 유족 "은폐하려던 간부도, 타부대 간부도 성추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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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회유 의혹 간부 2명 보직해임

중앙일보

공군 부사관 이 중사의 유족 측인 김정환 변호사(가운데)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입장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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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부사관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신고했으나 군이 오히려 은폐하려 하자 이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중사의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3일 국방부 검찰단에 공군 간부 3명을 대해 직무유기ㆍ강요미수 등 혐의로 고소했다. 김 변호사는 “은폐의 중심에 있는 간부들을 추가 고소한다”며 “이 중사가 또 다른 강제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박모 중사는 2일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구속됐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추가로 고소한 3명 가운데 2명은 성추행이 일어난 지난 3월 이 중사가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간부들이다. 이와 관련 공군은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해당 간부 2명을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3일 오후 보직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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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의 영정이 경기도 성남 소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현실에 놓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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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가 고소한 또 다른 1명은 1년 전 또 다른 회식 자리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부사관이다. 그는 당시 이 중사와 다른 부대 소속이었지만 회식에 동석했다고 한다.

유족 측은 이와 별개로 성추행 신고를 한 이 중사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취지로 회유한 간부가 1년 전에도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족 측은 이에 대한 고소도 준비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또 “은폐의 중심에 서 있는 간부 한 명이 피해자(이 중사)를 직접 강제추행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즉 구속된 박 중사 외에도 최소 두 차례의 성추행이 추가적으로 있었음을 알린 것이다.

군 검찰은 고소장을 검토한 뒤 이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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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2일 저녁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저녁 구속 영장을 발부했고 장 중사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수감됐다. 사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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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성추행 사건의 본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군내 조치로 외부에서 회식하지 못하게 돼 있으나, 상급자가 규정을 위반해 하급자인 이 중사를 불러낸 게 발단”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3월 2일은 군내 거리두기 2단계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5인 이상의 회식은 금지됐다.

그러나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군 법무실에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당시 이 중사의 상급자들은 민간인 1명이 낀 저녁 식사에 이 중사를 불러 같이 했다. 당시 참석자는 5명이었다.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량에서 박 중사는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다.

앞서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이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공군 일부 간부들이 이 중사를 회유ㆍ협박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공군은 가해자와의 분리조치, 휴대전화ㆍ블랙박스 등 중요 증거품의 압수를 뒤늦게 했으며, 국방부에도 단순 사망으로 최초 보고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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