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녹산의학강습소 유물'
근대기 표현 기법 반영한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도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
소록도 4·6 사건 기록물이 문화재로 보존된다.
문화재청은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와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3일 전했다.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는 소록도 갱생원(현 국립소록도병원) 수용자들이 부정·인권 유린에 맞서 낸 자유와 인권의 목소리를 담은 기록물이다. 소록도 4·6 사건은 1950년대 초 수용자 증가와 전쟁에 따른 구호물자 감소로 일어난 대규모 시위사건이다. 수용자들이 김상태 갱생원장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운영체계에 반발해 불신임을 요구했다.
수용자들은 이 진정서와 성명서에 소록도의 비인권적인 상황과 김 원장의 비위 사실을 적시했다. 문화재청 측은 "소록도 4·6 사건의 경과와 내역을 알려준다"면서 "자유와 인권을 외친 한센병 환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유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라고 설명했다.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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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은 의료인이 부족했던 소록도에서 환자들을 의료 인력으로 양성한 녹산의학강습소(1949~1961)의 운영 기록이다. 청진기·해부학책·수료증(2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진기는 제1기 수료생에게 지급됐다.
문화재청 측은 "녹산의학강습소 출신 의료인력은 한센인들을 차별·무시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존재였다"며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소록도만의 독특한 의학교육제도와 자활 노력을 가리킨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문화재 지정에는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도 포함됐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진관사 수륙재에서 사용하는 대형 불화다. 1935년 일섭(1900~1975) 등 화승 다섯 명이 제작해 삼각산 삼각사(三覺寺)에 봉안했다. 1960년대부터 서울 진관사에서 소장하고 있다.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의 명암 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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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본존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을 배치하고, 그 뒤에 부처의 제자인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그린 오존도(五尊圖) 형식이다. 존상의 얼굴, 신체, 옷주름 등에 명암법을 사용해 입체감과 공간감을 표현했다. 문화재청 측은 "근대기의 새로운 표현 기법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수준 높은 작품"이라며 "제작연도·제작자·시주자 등이 기록돼 진정성이 있다"라고 평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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