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로 석유류는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23.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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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9년여 만에 최대폭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정이 추진하는 올해 30조 원 안팎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현실화될 경우 불붙은 물가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물가 급등에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다만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도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상승했다.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뛰어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개인서비스물가는 2.5%나 올라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면 더 빠르게 물가가 오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물가 상승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가 이끌었다.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2.1% 뛰며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파 가격은 130.5%, 달걀 가격은 45.4% 각각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올라 석유류 가격은 23.3% 급등해 전체 물가를 0.83%포인트 높였다. 휘발유는 23%, 경유는 25.7% 각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추진 중인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30조원 안팎의 2차 추경이 현실화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인플레와 자산가격 상승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급등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수도 있다. 이 경우 문제는 가계부채다. 올해 1분기 말 가계 빚은 전년 대비 153조6000억원 늘어난 1765조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7일"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되면 부작용이 더 크다. 다시 조정하려면 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증가세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빚에 금리까지 인상되면 가계와 기업에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물가상승세는 지난해 5월 물가가 코로나19의 충격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결과라는 얘기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최근 물가 오름세는 기저효과와 일시적 공급 충격 등이 주도했다"고 낙관적 분석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가 기저효과로 크게 올랐던 점은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라며 "다만 수요 측면 상승요인 등이 나타날지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유가 등이 저점을 기록해 기저효과로 물가가 크게 뛴 영향이 큰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 압력은 낮아질 것"이라며 "자영업자 등 코로나로 타격 입은 계층의 회복 수준과 가계의 부실대출 위기 등을 고려하면 연내 금리인상은 쉽지 않아보인다"고 내다봤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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