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아동용품 '안전 불합격' 발표
'신장 강제노동' 언급 뒤 반감 확산
중국 네티즌 "역시 국산이 최고"
중국 관세청은 오늘(1일) 일부 수입 아동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1년간 81회에 걸쳐 들어온 의류, 장난감 등 5가지 품목을 검사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불합격 리스트엔 총 43개 상품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 CCTV가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언급한 상품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나이키(耐克)입니다. 남자아이의 면 티셔츠가 문제가 됐습니다. 습기가 차거나 마찰이 발생했을 경우, 염료나 유해물질이 피부나 입을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비슷한 문제가 H&M이나 갭(GAP), 자라(ZARA)등 10가지 브랜드의 일부 상품에서 확인됐다고도 했습니다.
완구에선 레고(?高)가 걸렸습니다. 레고가 생산한 일부 플라스틱 완구가 중국의 인증 요구를 맞추지 못했다는 겁니다. 칫솔은 독일 제품인 돈토덴트(DONTODENT) 등이 안전 기준에 어긋나는 제품으로 꼽혔습니다.
중국 관세청은 "아동용품의 안전은 아이들의 심신 건강과 관련돼 사회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불합격 아동용품이 중국에 들어오는 것을 엄격히 방지할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냈습니다.
이 발표는 중국 언론은 물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아동용품의 안전과 관련한 발표와 보도가 나오면 적잖은 반향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게 있습니다.
바로 중국 언론의 보도 태도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나이키와 H&M 등 수입 아동용품 품질 안전 불합격〉으로 기사 제목을 달았습니다. 수많은 인터넷 기사에 사진도 함께 실렸습니다.
중국 관세청 발표에 관한 중국 언론 기사. 나이키와 H&M 브랜드 이름이 드러나 있다. 〈사진=바이두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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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이 '불합격' 리스트에 올린 43개 제품 중에는 일본 브랜드인 무인양품, 미키하우스 제품이나 독일 등 유럽 제품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키와 H&M가 '집중포화'를 받는 이유는 뭘까요.
올해 3월, 중국에선 나이키와 H&M의 불매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이 업체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노동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가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산 겁니다. 최근 조금 가라앉았다고는 하지만 반감은 여전합니다.
중국에서 벌어진 미국 H&M 불매운동 포스터. ″우리는 신장의 면화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웨이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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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중국 관세청이 진행한 품질검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43개 불합격 제품 목록에는 한국 칫솔제품도 있습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칭다오에 진출해 있는 회사의 제품이라고 나오는데 유통망조차 확인이 어려운 영세업체로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문제가 된 제품은 국내에서는 유통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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