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갑질 피해' 고깃집 결국 휴업…"5일간 이슈로 건강 악화"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한 목사 모녀의 갑질 행패로 피해를 입은 경기 양주시 한 고깃집이 잠정 휴업을 결정했다.

해당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분간 잠정 휴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멀리서 오신 분들께 헛걸음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휴무를 결정한 첫 번째 이유로 "5일 동안 큰 이슈가 됐다"며 "당분간 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코로나19 방역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이번 사건의 발단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고맙지만 걱정도 됐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역인데 지금 너무 이슈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혹여나 여기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렇게 사람이 계속 몰리면 큰일나겠다고 생각해 잠정 휴무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갑질 모녀를 고소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저희는 합의하지 않는다. 좋게 끝내면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날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면 끝까지 가는구나'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커뮤니티 '보배드림'의 활약이 컸고, 가지고 있던 통화 내용과 CCTV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만약 이런 증거 자료가 없었고, 모녀가 다른 커뮤니티에 (리뷰를) 썼다면 저희는 일주일 안에 폐업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 이런 일이 엄청 많을 거다. 두 번 다신 이런 일이 없어야 되겠다 싶어서 합의는 절대 안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양주시 한 고깃집을 상대로 환불해달라며 방역수칙 준수 트집을 잡고 욕설한 모녀(왼쪽), 해당 가게 사장 A씨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사진=뉴스1(왼쪽), 보배드림

앞서 A씨는 지난 27일 온라인상에 갑질 손님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전날 한 모녀가 식사를 마친 뒤 나가면서 뒤늦게 온 손님들이 자신들의 옆 테이블에 앉았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구했다.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항의하다 나가는 모습이 매장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식당 측이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모녀는 이후에도 식당에 전화해 폭언을 쏟아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 등에 따르면 이들은 "방역수칙 어겼다고 신고하면 300만원이다", "돈 내놔. 옆에 늙은 것들이 와서 밥 먹었다", "싸가지 없는 X!", "난 10만원 내면 되니까 너희 업소는 300만원 내고 끝내" 등 협박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사연이 알려진 뒤 해당 식당에는 '돈쭐'(매출을 올려줘 업주를 응원한다는 뜻) 내주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매장 앞에는 사연을 접한 이들이 보낸 죽, 도너츠, 화환이 도착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A씨 식당을 방문해 추가 위협과 협박이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일 경찰에 조사 받으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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