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세수 300조에 '2차 추경' 불때는 여당···기재부는 속 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히면서 올해 국세 수입(세수)이 3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군불을 지피고 있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힘을 싣는 변화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정부 지출 규모가 워낙 커 ‘빚잔치’는 피할 수 없다.

중앙일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가운데)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여름 움츠러든 실물 경기에 온기 불어넣기 위한 추경 등 재정 대책을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2차 추경이 마련된다면 경제에 특급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던 윤 대표는 사흘 만에 한 발 더 나간 발언을 했다.

여당이 ‘여름 추경’ 띄우기에 나섰다. 백신 접종이 본궤도에 오르는 시점에 나랏돈을 추가로 풀어 경기와 지지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세수가 여당의 2차 추경 주장에 힘을 실었다.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도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운을 뗀 상태다.

실제 올해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1분기) 국세 수입은 88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69조5000억원)과 비교해 19조원 급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에 국세가 80조원 넘게 걷힌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산업 실적 호조, 부동산 관련 세금 증가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세수를 끌어올렸다. 지금 속도를 유지만 해도 기재부가 전망한 올해 국세 수입(282조7000억원) 규모를 뛰어넘는다. 사상 첫 연간 세수 30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조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5차 긴급재난지원금(또는 전국민 위로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 재원으로 돌리자는 여당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1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국세 수입이 300조원을 넘어서더라도 적자 재정은 피할 수 없다. 정부가 이미 짜놓은 지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안에 따르면 올해 정부 총지출 규모는 지난해 결산 대비 23조원 늘어 572조9000억원에 달한다. 국세에 세외ㆍ기금 수입까지 더한 총수입 483조원과 비교하면 90조원 가까이 적자(통합재정수지 기준)다.

1차 추경만 반영해도 연말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938조4000억원으로 불어날 예정이다. 올해 채무 증가 폭만 120조원에 이른다. 정부 예상보다 국세가 10조~20조원 안팎 더 걷힌다고 해서 메울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 여유 세수 운운할 때가 아니란 의미다.

무르익고 있는 여당 내 2차 추경 편성, 5차 지원금 지급 주장에 기재부가 여전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까닭이다. 야당 역시 같은 이유로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전국민) 위로금을 주고 말고 할 만큼 우리 재정 여력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