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를 다룬 미술작품 ‘광주의 입, 투사회보를 만들다’ 원본(왼쪽)과 이 작품을 활용해 아시아문화원이 만든 전시 포스터. 트럭 앞 ‘전두환을’ 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정상화시민연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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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옛 전남도청에 들어선 아시아문화원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전시회의 홍보물을 제작하면서 미술작품 원본에 있던 ‘전두환’ 이름을 지워 논란이 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정상화시민연대는 26일 “아시아문화원이 ‘역사의 피뢰침, 윤상원’ 전시회를 알리는 홍보물에서 작가의 작품 속에 있는 ‘전두환’ 이름을 지웠다”고 밝혔다.
아시아문화원은 제41주년 5·18을 맞아 지역협력사업으로 27일부터 6월13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 6관에서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전시에서는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의 일대기를 하성흡 작가가 지난 2년 동안 수묵화 기법으로 그린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품들은 윤 열사의 유년기부터 시작해 들불야학, 시민군 대변인, 도청을 사수하며 최후 항전하고 산화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아시아문화원은 작가의 작품 중 ‘광주의 입, 투사회보를 만들다’를 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로 제작했다.
해당 작품은 윤 열사가 투사회보를 제작해 트럭을 타고 광주 도심에 배포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트럭 앞 현수막에는 ‘전두환 찢’ 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작품 속 트럭 현수막은 5·18 당시 시민들이 실제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에 대한 분노를 담아 쓴 글귀다.
하지만 이 작품을 포스터로 제작한 아사아문화원은 포토샵으로 해당 현수막에 적힌 ‘전두환’의 이름을 지웠다. 홍보물은 지난 25일까지 아시아문화원 홈페이지 등에 게시됐다가 작가의 항의를 받고 내려졌다.
전씨는 5·18학살의 최고 책임자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문화원 측은 “전시회를 준비하던 직원이 실수로 작품에 손을 댔다”면서 “작가와 윤상원열사기념사업회에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정상화시민연대는 “5·18의 가치와 정신을 근간으로 한다는 아시아문화원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5·18 관계자·지역 예술인·광주시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아시아문화원은 이날 사과문을 내고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성찰하겠다”면서 “문화예술인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오월정신 구현을 위해 노고중인 지역 민주사회에 누를 끼친 점 다시한번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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