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사리오 전선 지도자 스페인 입국 치료로 촉발된 외교 긴장 고조
스페인 경찰이 2021년 5월 18일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와 모로코 국경 지대에서 모로코인들을 되돌려보내기 위해 고전하는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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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럽과 북아프리카 대륙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페인과 모로코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모로코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관계 위기의 책임이 스페인에 있다면서 스페인과 유럽연합(EU)이 해결책 모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나세르 보우리타 모로코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라디오방송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이 모로코와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유럽이 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리타 장관은 "스페인이 '폴리사리오 전선' 지도자가 스페인을 불법적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주려 한다면, 이 위기는 더욱 심화해 양국관계를 파탄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우리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7일 모로코인 8000여 명이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로 대거 진입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갑작스런 모로코인 진입의 배경으로는 지난달 말 모로코에서 독립 투쟁 중인 살라위족 반군 운동 폴리사리오 전선 지도자 브라힘 갈리(73)가 스페인에 허위 신분으로 불법 입국해 암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으면서 불거진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꼽히고 있다.
모로코에서 독립 투쟁 중인 살라위족 반군 운동 폴리사리오 전선 지도자 브라힘 갈리(73). © 로이터=뉴스1 자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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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는 이를 의식해 두 사안을 별개의 이슈로 대응하며 논란 확산을 자제했지만, 페드로 산체스 총리까지 나서서 '영토 보전' 우려를 제기하며 모로코의 느슨한 국경 통제를 비판했을 만큼 양국 간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갈리를 받아들인 것은 인도주의적인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보우리타 장관은 "스페인은 모로코의 국익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리기 전 유럽연합(EU)과 상의하지 않았다"며 "'솅겐조약'도 넘어서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솅겐조약은 EU 국가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국경 개방 조약으로, 한 국가에 입국하고나면 별도의 출입국 심사 없이 다른 조약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모로코는 스페인에 대한 보복 조치 차원에서 자국민 출입국 통제를 느슨히 해 이민자들의 유럽행 입국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보우리타 장관은 "모로코는 유럽의 헌병도, 문지기도 아닌 동료 국가"라며 "간밤에 배신하고 다음날 충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로코는 갈리를 전쟁범죄자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이번 모로코인들의 대거 유입은 양국 간 정치적 위기와 관련이 있고, 그 책임은 스페인에 있다"고 강조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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