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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캄캄한 비트코인, 다시 빛나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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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비트코인 급락에 상대적 안정성 부각, 전통 인플레 헤지수단으로 주목… "테이퍼링 임박, 상승여력 제한"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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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는 24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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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폭락으로 전통적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겨지던 금(Gold, 金)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3년 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며 금의 안정적 가치가 재부각되던 상황이 다시 나타나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코인 거래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이날 오전 11시15분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3만5000달러(약 3949만원)을 기록 중이다. 직전 24시간내 최저점은 3만1227달러(약 3523만원)였다.

지난 달 14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6만4863달러, 약 7320만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밀린 것이다. 지난해 말 종가(2만8000~2만9000달러) 대비로는 여전히 20% 가량 높지만 현재의 매서운 하락세를 감안하면 전년말 대비 지금의 플러스(+) 수익 구간이 얼마나 더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지난 21일(현지시간) COMEX(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1온스(약 28.35그램) 당 1876.70달러로 지난달 14일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당시 금 가격(1734.90달러) 대비 8.2% 가량 올랐다. 지난해 말 종가(1893.10달러)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3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급등장세에서 1677.70달러까지 밀렸다가 12% 가량 반등했다. 한국거래소 금현물 시장에서도 24일 오후 2시10분 현재 금 현물 1그램 당 가격은 6만8520원으로 지난 3월5일 연중 저점(6만2300원) 대비 10% 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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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보면 금과 비트코인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값이 오르는 궤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에서 1만9000달러 근처까지 뛰어오르고 금값이 온스당 1100달러선에서 1350달러선까지 오른 2017년이 대표적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017년 초 100을 웃돌다가 2018년 1월 한때 90 밑으로까지 밀려난 바 있다.

지난해 이후 금과 비트코인 가격의 동반상승 과정에서도 달러인덱스의 약세가 있었다. 지난해 3월 하순 103 수준이었던 달러인덱스는 올 1월 들어 재차 90 아래로 떨어졌고 현재도 90 언저리에서 머무는 모습이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7000달러선에서 6만5000달러 근처까지 급등했고 금값은 지난해 8월 한 때 2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두 자산 모두 역대 최고가 기록을 이 때 세웠다.

그러나 등락폭은 비트코인이 훨씬 컸다. 금이 상대적으로 훨씬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는 데 비해 비트코인은 단시간 내 10배 또는 그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다가 거품이 단시간에 꺼지면서 충격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같은 양상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에 걸쳐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가 강화되던 시기에 한 번 나타났고 최근에도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 지난달 한 때 1조1800억달러(약 1330조원)를 웃돌던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6570억달러(약 740조원)선으로 떨어졌다.

최근의 금값 상승세는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전반을 이르는 용어)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데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투자자산을 찾아 이동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옥희·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으로의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면서 불안감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며 "증시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의 수요와 달러 약세가 이어진 데 따라 상대매력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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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금시장 골드바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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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 가격의 상승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안정성은 우수하지만 어디까지나 대체 투자자산에 불과한 만큼 최근의 긴축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규연·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 투자에 우호적인 금융시장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하반기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긴축) 가이던스 제시 시점을 감안하면 금 가격이 전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들은 "점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늘어날 수 있고 고용시장도 점차 개선되면서 올 4분기쯤 미국 연준이 테이퍼링 가이던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실질금리 상승과 미국 달러 강세를 유도하고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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