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뮤지컬 '나빌레라'. 2021.05.18.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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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창작가무극(뮤지컬) '나빌레라'를 보다보면, 웹툰이 짝궁 만났구나 싶어진다. 무대가 무대로서 무대의 할 일을 한다.
HUN·지민 작가의 동명 웹툰은 '치매 앓는 칠순 노인의 발레 도전기'로 상상력을 자극했다. 박인환·송강 주연의 동명 tvN 드라마는 긴 호흡으로, 감정을 세밀하게 그리며 공감대를 샀다.
'나빌레라'는 시인 조지훈의 시 '승무'에 등장하는 말. '나비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사뿐히 움직이는 동작이 많은 발레의 특징을 압축했다. 관객이 눈 앞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뮤지컬이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부분이다.
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나빌레라'는 이 점이 더욱 강화됐다. 뮤지컬 연출가 중 무용에 가장 해박한 이지나 연출이 새로 가세하면서, 무용 장면이 더 살아났다. 뮤지컬을 춤이 강조된 가무극이라 부르는 서울예술단의 정체성과도 맞물린다.
이전에 드라마가 강조된 소박한 '나빌레라'도 충분히 미덕이 있지만, 이번 선택·집중은 이 연출다웠다. 2차원이 아닌 실제 세계에 튀어나온 인물들의 몸에서, 캐릭터들의 고민과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뮤지컬 장르가 줄 수 있는 또 다른 쾌감이다.
유리창 용도를 겸한 발레 학원 내 거울을 사용한 무용 장면, 코믹한 장면을 웹툰처럼 묘사하거나 미니멀한 무대에 영상을 쏴서 다양한 풍경을 그려낸 연출은 모던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나빌레라'. 2021.05.18.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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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좋다고, 드라마로 원작이 알려졌다고 뮤지컬까지 자연스레 호응을 얻을 수는 없다. 뮤지컬 '나빌레라'는 별개의 노선으로, 웹툰과 영상의 시대에 자기 존재를 증명한다. 원천 소스인 웹툰이 명사라면, 그걸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드라마는 형용사, 움직임이 강조된 뮤지컬은 동사다.
그렇다고 뮤지컬의 드라마가 마냥 허약한 건 아니다. 덕출과 그의 젊은 선생 '채록'의 우정, 책임감 강한 가장 '성산'으로부터 비롯된 가족의 갈등과 화해가 짧지만 따듯하게 그려진다. 칠순 노인 '덕출'의 움직임을 무대에선 극적으로 연출할 수 없기에, 그의 나이를 원작보다 여섯살 많은 76세로 설정했다.
이번에 덕출과 채록 역에 새로 합류한 뮤지컬배우 조형균과 발레를 전공한 그룹 '마이네임'의 리드보컬 강인수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기존에 덕출과 채록을 각각 연기한 최인형·강상준은 초연에 이어 다시 출연한다.
박해림 작가, 김효은 작곡가, 유회웅 안무가 등 초연의 주요 창작진이 다시 뭉쳤고 김성수 음악감독도 힘을 보탠다.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CJ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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