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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연합시론] 비트코인 폭락장 연출…극심한 변동성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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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세가 널뛰기 하고 있다. 전반적 흐름은 폭락세이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19일 밤과 20일 아침 사이 한때 30% 가까이 떨어졌다가 소폭 회복했다. 불과 한 달 전 파죽지세로 코인당 8천만 원을 돌파했던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5천만 원 근처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등 다른 가상 화폐도 비슷한 흐름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개ㆍ폐장 없이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할 것임을 시사해 폭락세가 다소 진정됐으나 그의 영향력도 예전만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투자자를 상대로 게임을 하는 듯 변덕스러운 발언을 이어가 시장 교란자라는 비난을 받은 머스크는 시간이 갈수록 '양치기 소년'이 되는 듯하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 20일에 비해 다섯 배, 2019년 초보다는 무려 열 배 이상 올라 기술적 하락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문제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거래 규모가 주식 시장을 능가할 정도로 커진 상황에서 가상화폐 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필연적으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폭락의 도화선은 머스크와 중국이다. 지난 2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머스크는 단 3개월만인 지난 12일 이를 철회했다.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상식이다. 이를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한 그의 발언에 비난이 쏟아졌으나 당장 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 결정타는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불청산협회 등은 공동으로 발표한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통해 가상화폐 사용 불허 방침을 확인했다. 회원사들이 금융거래, 수탁, 상품 발행 등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를 강하게 규제하는 중국의 입장이 새로운 일은 아니나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장에는 큰 악재로 작용했다. 그 배경이 어떻든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자금력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공포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당장은 자기 책임하에 스스로 위험을 줄일 수밖에 없는 만큼 빚을 내는 것과 같은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

정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가상화폐 시장과 관련 제도 정비에 신속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의문스럽고 저장ㆍ교환ㆍ결제 수단을 가진 전통적 의미의 화폐로 보기도 어렵지만, 자산으로 기능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시장 규모는 금융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더구나 가상화폐에 돈을 넣은 사람 대부분은 자산ㆍ소득 양극화 속에서 탈출구를 찾는 개인투자자들이라고 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붕괴할 경우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가격 급상승 또한 건강한 사회 분위기 형성에는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다. 가상 화폐는 기술 진보의 결과물이다. 종착지는 알 수 없으나 그곳에 이르는 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공식 인정'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마냥 방치할 경우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많은 국민이 위험이 도사린 물가에 있다면 안전장치를 서둘러 마련해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어차피 투자에 대한 결과는 개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적어도 정부의 책임 방기로 억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된 법적, 제도적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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