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축사 "불교계 희생·양보 감사"…좌석 200석 배치·조계사 안팎 인파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19일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봉축법요식이 거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봉행된 봉축법요식은 법회 장소를 깨끗이 하는 도량결계(道場結界)로 시작해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께 올리는 육법공양(六法供養),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치기 위해 북과 종을 울리는 명고(鳴鼓)와 명종(鳴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삼보(三寶)에 귀의를 서원하는 삼귀의례(三歸依禮), 지혜의 실천을 강조한 대표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 봉독, 번뇌와 탐욕을 씻겨내는 의식인 관불(灌佛) 등으로 예를 갖췄다.
행사장에 초청된 내외빈 인사는 헌촉과 헌등, 헌향에 차례로 참여하며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겨레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대광명이 충만하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축원한다"고 반겼다.
그러면서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오늘도 세계적으로 갈등과 대립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며 "그중에서 오랜 불교 전통을 유지해 온 미얀마 사태는 우리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원행스님은 "미얀마 당국은 북방의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 초파일(5월 19일)부터 남방의 부처님오신날인 4월 보름(5월 26일)까지 모든 적대행위의 중단을 선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때나마 훈풍이 불었던 우리나라의 남북 관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며 "우리 자신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이 열리도록 불교계가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아기 부처님, 시원하시죠?' |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법어에서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두 번째로 맞은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그는 "지구촌이 거년(去年·작년)부터 코로나 질병으로 죽음의 공포와 고통 속에 빠져 있다"며 "이는 '인간 우월적 사고'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한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질병으로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지난해 말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큰 기쁨이 있었지만, 불교계는 올해도 연등 행렬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봉축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고귀한 용단을 내려주신 불교계의 희생과 양보에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바랐다.
이날 법요식에는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좌석간 1m 거리두기를 한 상태로 200석의 간이 의자만이 마련됐다. 행사에는 종교계 인사는 물론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부처님 앞에 꽃을 공양하는 헌화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30명 가까운 정치인이 조계사를 찾았다.
봉축법요식 참석한 불교 신자들 |
조계종은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 하에 법요식을 봉행하고자 행사장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법요식을 가까이서 보려는 불자들이 조계사 출입문 주변으로 몰리며 사찰 안팎에서는 거리두기가 유명무실해지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법회 뒤로는 조계사 옆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부처님오신날 기념공연 '뚜껑없는 열차'가 상연됐다. 소동극 형태의 공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로하고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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