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결] "온누리에 광명을"…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
[앵커]
불기 제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봉축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 됐는데요.
서울 조계사에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봉축사를 발표합니다.
현장 직접 보시겠습니다.
[원행 /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
온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감염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과 세계인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협력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의료 체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로나 대응을 가장 잘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조차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줄을 잇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희생이 아주 적은 선진의료국이 되었습니다. 우리보다 열악한 상황에 처한 이웃 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좀 더 인내하고, 좀 더 신뢰하면서 팬데믹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신종감염병과 지구의 기후 변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구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우리의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금 덜 소비하고, 약간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인류를 살리는 길입니다. 탄소 중립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통해 생명의 건강한 순환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탐진치 삼독으로 세상이 불타고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이기적 욕망과 분노 질투는 나 자신과 우리 모두가 공동체 생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됩니다.
미얀마 군인에게 호소합니다. 당신들의 무기가 나라 바깥을 향할 때 당신들은 군인이지만, 당신들의 무기가 국민을 향할 때는 당신들이 폭도가 됩니다.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당신들의 의무입니다. 지금이라도 무기를 내려놓는 것이 지혜이며 용기입니다. 미얀마 당국은 북방의 부처님오신날인 4월 초파일부터 남방의 부처님오신날인 4월 보름까지 모든 적대행위의 중단을 선언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갈등과 대립의 전환이 필요한 곳은 먼 외국만이 아닙니다. 한때나마 훈풍이 불었던 우리나라의 남북 관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남북이 대화하고 협력할 때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이 열리도록 불교계가 힘을 모으겠습니다.
경전에 담마기금(擔麻棄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을 짊어지고 가던 사람이 금을 보았지만, 지금까지 짊어진 삼이 아까워서 금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지혜와 자비 실천을 통해 평화와 행복을 이룩하는 것이 참 좋지만, 욕망과 분노로 출렁이면서 살아온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짊어진 삼을 내려놓아도 된다는 것, 내려놓으면 더 좋은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의 봉축 법요식에 함께 해 주신 사부대중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황희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통령님 축사를 대독하겠습니다.
전국의 불자 여러분,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을 축하합니다.
우리 불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기 어려운 일을 먼저 해 주고 주기 어려운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맑고 선한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여러 어려움을 감내하면서도 대자대비와 상생의 모습으로 방역에 모범을 보이고 힘든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말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교계는 올해도 연등행렬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봉축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고귀한 용단을 내려주신 불교계의 희생과 양보에 존경을 표합니다.
연꽃향 번지듯 자비의 마음이 향기롭습니다.
방역을 위하여 법회와 행사를 중단하면서도 스님들은 산문을 활짝 열어제친 국민들을 품어주셨습니다.
의료진과 방역진, 여행업계와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같은 분들에게 템플스테이를 무료로 개방해 마음에 평화와 희망을 찾게 해 주셨습니다.
다른 이를 먼저 생각하고 이롭게 해 주는 이타행과 생명 존중 사상은 불교의 오랜 지혜입니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고 했습니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과 자비의 마음이 더 넓고 크게 나누어질 수 있도록 불교계가 축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모아 밝혀주시는 희망과 치유의 연등은 하나 된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희망과 치유의 빛이고 화합과 평등의 빛입니다.
부처님의 마음이 이 땅에 새로운 도약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5년 5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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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기 제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봉축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 됐는데요.
서울 조계사에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봉축사를 발표합니다.
현장 직접 보시겠습니다.
[원행 /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겨레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대광명이 충만하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온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감염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과 세계인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협력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의료 체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로나 대응을 가장 잘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조차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줄을 잇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희생이 아주 적은 선진의료국이 되었습니다. 우리보다 열악한 상황에 처한 이웃 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좀 더 인내하고, 좀 더 신뢰하면서 팬데믹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신종감염병과 지구의 기후 변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구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우리의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금 덜 소비하고, 약간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인류를 살리는 길입니다. 탄소 중립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통해 생명의 건강한 순환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탐진치 삼독으로 세상이 불타고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이기적 욕망과 분노 질투는 나 자신과 우리 모두가 공동체 생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오늘도 세계적으로 갈등과 대립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랜 불교 전통을 유지해 온 미얀마 사태는 우리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인에게 호소합니다. 당신들의 무기가 나라 바깥을 향할 때 당신들은 군인이지만, 당신들의 무기가 국민을 향할 때는 당신들이 폭도가 됩니다.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당신들의 의무입니다. 지금이라도 무기를 내려놓는 것이 지혜이며 용기입니다. 미얀마 당국은 북방의 부처님오신날인 4월 초파일부터 남방의 부처님오신날인 4월 보름까지 모든 적대행위의 중단을 선언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갈등과 대립의 전환이 필요한 곳은 먼 외국만이 아닙니다. 한때나마 훈풍이 불었던 우리나라의 남북 관계도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남북이 대화하고 협력할 때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이 열리도록 불교계가 힘을 모으겠습니다.
경전에 담마기금(擔麻棄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을 짊어지고 가던 사람이 금을 보았지만, 지금까지 짊어진 삼이 아까워서 금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지혜와 자비 실천을 통해 평화와 행복을 이룩하는 것이 참 좋지만, 욕망과 분노로 출렁이면서 살아온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짊어진 삼을 내려놓아도 된다는 것, 내려놓으면 더 좋은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삶의 현실은 가볍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부처님이 몸소 보여주신 삶의 길을 따라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도반이 되어 나아가야 합니다. 나아가지 못하면 여기가 고해이고,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여기가 불국토입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모든 과제를 나 자신과 우리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디딤돌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의 봉축 법요식에 함께 해 주신 사부대중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황희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통령님 축사를 대독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진제 큰스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대덕 스님들.
전국의 불자 여러분,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을 축하합니다.
우리 불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기 어려운 일을 먼저 해 주고 주기 어려운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맑고 선한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여러 어려움을 감내하면서도 대자대비와 상생의 모습으로 방역에 모범을 보이고 힘든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말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교계는 올해도 연등행렬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봉축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고귀한 용단을 내려주신 불교계의 희생과 양보에 존경을 표합니다.
연꽃향 번지듯 자비의 마음이 향기롭습니다.
방역을 위하여 법회와 행사를 중단하면서도 스님들은 산문을 활짝 열어제친 국민들을 품어주셨습니다.
의료진과 방역진, 여행업계와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같은 분들에게 템플스테이를 무료로 개방해 마음에 평화와 희망을 찾게 해 주셨습니다.
다른 이를 먼저 생각하고 이롭게 해 주는 이타행과 생명 존중 사상은 불교의 오랜 지혜입니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고 했습니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과 자비의 마음이 더 넓고 크게 나누어질 수 있도록 불교계가 축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모아 밝혀주시는 희망과 치유의 연등은 하나 된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희망과 치유의 빛이고 화합과 평등의 빛입니다.
부처님의 마음이 이 땅에 새로운 도약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5년 5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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