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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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18일 저마다의 국정 철학과 방향성을 담은 ‘5·18 메시지’를 띄웠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광주의 요구대로 불평등을 막고 공정과 정의를 세우겠다”라며 ‘사회경제적 개헌론’을 재차 강조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검찰·언론개혁은 광주정신의 시대적 과제”라며 선명성을 앞세웠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국가폭력의 공소시효 소멸”을 말하며 ‘제도적 디테일’에 주목했다. 다음달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각 주자들이 경선 레이스에서 강조할 메시지·정체성이 ‘5월 광주’를 기점으로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80년 광주는 주먹밥과 헌혈로 연대·상생을 실천해 오늘 우리에게 이어줬다”라며 “이제 광주는 우리에게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라고 가르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광주 선언’을 통해 생명권·주거권 등 기본권을 헌법에 담자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개헌의 핵심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위한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개헌론이 권력구조 개편에 치중해온 것과 달리 이와 차별화되는 사회·경제적 개헌론을 띄우면서 자신의 ‘신복지국가 구상’과 함께 기본권 논의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광주에서 ‘개혁’을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SNS에서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언론개혁”이라며 “두 개혁이 완성되지 않고서는 한국의 정치·경제는 불공정·불공평 속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라고 적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SNS에서도 “광주 시민을 폭도를 몰던 언론, 국민을 살해·고문하는 일에 부역해온 검찰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호령하고 있다”고 하는 등 발언의 수위가 높았다. 온건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후발 주자로서 열세를 뒤집기 위해선 권력기관 개혁에 열성적인 민주당 주요 지지층들을 향한 ‘맞춤형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SNS에 “1980년 5월23일 오전, 당시 광주의 여고 1학년생이었던 홍금숙씨는 미니버스를 타고 가다 매복 중이던 11공수여단의 집중사격을 받았다”라며 “우리 근현대사에 국가폭력 사건들이 셀 수 없을 정도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은커녕 진상규명조차 불가능하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국가폭력범죄에는 반드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가 배제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개헌론, 정 전 총리의 개혁적 선명성과 대비되는 ‘제도적 디테일’에 방점을 둔 메시지로 읽힌다.
이 지사는 최근 비주거용 부동산 등의 조세제도 개편, 근로감독 권한의 지방정부 이양 등 정책 행보를 하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만큼 대중성·선명성보다는 ‘유능한 행정가’의 면모를 더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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