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드라기 총리와 통화서 이탈리아 역할 강조
EU-중국 투자협정 (PG) |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유럽연합(EU) 결집에 나선 가운데 중국이 이탈리아에 EU와 투자협정 비준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18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전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통화에서 "중국은 EU와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번영한 EU는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다자주의를 지지하며 자유무역을 추진하는 중요한 힘"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중국과 EU가 실무 협력을 추진하고 상호 존중 속에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결해나가길 희망한다"면서 "양측의 협력이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므로 EU와 투자협정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EU의 중요한 회원국으로 중국과 EU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탈리아의 중재를 요구했다.
이탈리아는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유럽 교두보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중 감정이 커지면서 양국 관계가 다소 정체된 상태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중국과 이탈리아가 전면적 전략 동반자라면서 무역 투자, 에너지, 기후 변화 등 분야에서 이탈리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가 중국과 관계를 중시한다면서 중국과 EU의 투자협정은 중요한 합의로 조속한 대화를 통해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중국과 EU는 지난해 12월 30일 투자협정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 협정은 유럽의회와 EU 27개 회원국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EU가 신장(新疆) 인권 문제로 중국을 제재하자 중국이 강력한 보복으로 맞서면서 이에 격분한 유럽의회가 EU-중국 투자협정 검토 회의를 취소하는 등 비준이 파행을 겪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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