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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팔레스타인 아이들 시신 쌓여가는데…이스라엘 ‘더 강력한 작전’ 폭격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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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97명 중 어린이가 58명

“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죄 있나”

병원·민가 폭격 ‘민간인 목표’

“인도주의 위반 전쟁범죄” 비판

[경향신문]

한 시간 동안 로켓 150발이 떨어졌다. 하루 만에 42명이 숨졌다. 알자지라방송이 전한 지난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거세진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자지구의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매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도 희생되고 있다. 16일까지 집계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97명인데 그중 어린이가 58명이나 된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17일 “더 강력한 작전”을 선포하며 새로운 폭격을 퍼부었다.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고군분투하던 가자지구 병원들이 이젠 밀려드는 폭격 부상자들로 마비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16일 “1200명 이상이 다쳤는데 부상자 절반이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증언들은 처참하다. 가자시 병원의 한 간호사는 “병원 침대에 절단된 신체 일부분들을 모아놓았다”며 “내 평생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건물 잔해에서 11시간 동안 구조작전을 펼친 한 구조대원은 “이런 일을 하면서 꽤 감정이 무뎌진 편인데도 건물더미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끌어올릴 때는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이 세 명의 시신을 수습했고, 그 후에도 지하 어딘가에서 아이들의 비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남동생이 잠을 자다가 아내와 네 아이를 모두 잃었다”며 “남동생의 아내는 아이들을 팔로 감싼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가족 14명 중 하룻밤 새 두 명만 살아남았다”고 했다. 부상자 중엔 5개월 된 영아가 포함됐고, 사망자 명단엔 갓 돌 지난 아이도 있었다. 한 생존자는 “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며 울부짖었다.

가자지구 병원들은 부상자들을 치료할 여력이 없어 이집트로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의 백신 접종률은 2%대로 이번 충돌로 인해 전염병이 더 크게 확산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테러행위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이 쏜 로켓이 떨어진 곳은 민가와 병원 인근이었다. 라지 알수라니 팔레스타인인권센터 대표는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반인도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피해를 키우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알시파병원 인근과 도로를 타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늘면서 이번 폭격이 인도주의를 위반한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며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점을 양측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파투 벤수다 검사도 “전쟁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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