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케이블TV 디스커버리 합병 추진
美 코드커팅 심화...OTT 중심으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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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동통신회사 AT&T가 케이블TV 채널 사업자인 디스커버리 합병을 추진한다. 유료방송 서비스를 끊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T&T의 미디어사업 전략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AT&T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디스커버리와 손잡고 OTT 중심 미디어사업을 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AT&T는 워너미디어 등 미디어 사업부를 디스커버리와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가격과 인수 방식은 알려진 바 없으나 시가총액 2300억 달러(약 261조270억원) 규모인 AT&T가 시총 167억 달러 규모인 디스커버리를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T&T는 유료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렉TV와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워너미디어의 전신)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미디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왔다. 타임워너는 해리포터와 왕좌의게임 등 유명 드라마 시리즈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뉴스채널(CNN), 영화사(워너브러더스 등)를 포함해 HBO맥스라는 OTT서비스도 갖고 있다.
AT&T뿐만 아니라 컴캐스트와 버라이즌 등 통신 사업자들은 2000년대 초 전화와 인터넷, 방송 등을 묶은 번들링 전략을 내걸고 가입자 유치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최근 가입자가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서비스를 해지하는 코드커팅(Code cutting)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유선방송 가입자는 7630만명으로, 1년 전보다 600만명 이상 줄었다.
디스커버리 인수는 AT&T가 유료방송 중심 미디어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OTT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올해 초부터 AT&T는 디렉TV를 사모펀드인 TPG캐피털에 매각 추진 중이다. 현재 디렉TV는 별도법인으로 분할됐으나, AT&T는 아직 디렉TV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AT&T는 디렉TV를 포함, AT&T U-verse, AT&T TV 등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자가 62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순손실 가입자수(89만7000명)에 비하면 감소폭은 줄었지만, 순감은 꾸준히 이어진다. 반면 올해 1분기 AT&T의 HBO맥스 가입자는 270만명 늘었다.
케이블TV 사업자 디스커버리도 유료방송 시장 축소 이후 온라인으로 사업 중심을 옮기고 있다. 올해 초 디스커버리는 미국에서 디스커버리플러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신규 출시했다. 디스커버리플러스는 HGTV와 푸드네트워크, 애니멀플래닛 등 자사 TV 채널 쇼 2500여편과 에피소드(5만5000여편)를 제공한다. 영화와 드라마를 내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과 달리 디스커버리플러스는 각본 없는 리얼리티 콘텐츠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을 끊는 코드커팅 현상은 미미하다. 미국보다 유료방송 이용료가 비싸지 않은 편이어서다. 다만 미디어 시장이 OTT 사업자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점은 미국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3사도 자체 OTT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한편,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사업자와의 제휴도 적극 추진 중이다.
차현아 기자 chach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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