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CEO 연일 비판 행보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가상화폐"
비트코인 전량 매도 시사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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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5200만원대로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비트코인을 비판하거나 매도를 시사하는 등 그의 발언들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7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8.22% 하락한 5290만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7000만원대였지만 지난 14일부터 4일 연속 하락하는 등 이날 5138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머스크 CEO의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 16일(현지시간) 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일부 대규모 채굴 업체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고도로 중앙화된 가상화폐”라며 “중국에 위치한 비트코인 채굴장이 침수되자 네트워크 연산에 사용되는 해시의 양이 35% 가까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0일 미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중국 신장 발전소 주변에 위치한 비트코인 채굴장이 홍수로 인해 잠긴 바 있다.
머스크 CEO는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전량을 매도한 것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도 했다. 지난 16일 한 트위터 사용자가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전량을 매도한 사실을 알고 크게 후회할 것”이라며 “사람들의 머스크 CEO에 대한 증오가 커지고 있지만 나는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머스크 CEO는 해당 트위터 게시물에 “정말이야”라고 답변했다. 전량을 매도한 것에 대해 동의한 것인지 혹은 대중들의 증오가 커지고 있는 것에 답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매도로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달 27일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2억7200만달러(약 3085억원)가량을 매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머스크 CEO의 행보가 장기적으론 가상화폐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의 발언이 결과적으로 비트코인보다 전력 소모가 적은 알트코인이 주류로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가상화폐를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는 지구 온난화에 가장 민감하다”며 “비트코인의 채굴과 지갑 사이의 거래가 환경을 해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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