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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벌써? 미국 백신접종자 'No Mask'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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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좋다고 권고한 것을 두고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신규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백신면역의 지속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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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래타에서 1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마스크 없이 산책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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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명이 가입한 전미간호사연합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CDC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은 과학에 근거한 일이 아니다”라고 규탄하며 CDC에 “옳은 일을 하라”고 촉구했다. 보니 카스티요 간호사연합 대표는 “마스크를 벗으라는 권고는 전염병에 맞서 싸워온 그동안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드는 것”이라며 “백신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스티요 대표는 “마스크는 (간호사들을 비롯해) 일선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CDC의 이번 권고는 많은 노동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간호사연합은 CDC가 백신접종자들의 추적관찰을 중단한 것도 지적했다. 간호사연합은 “CDC는 5월 1일부터 백신접종자들의 돌파감염(백신을 맞았는데도 감염되는 것)에 대한 추적조사를 중단하고, 입원하거나 사망한 경우만 관찰하기로 했다”며 “백신접종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인 감염자들로부터도 면역력을 갖는지, 백신접종 후 면역력 유지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변이바이러스 감염에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중요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고 비판했다.

간호사연합은 “미국에서 매일 3만5000명 이상의 신규감염사례가 보고되고, 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며 “지금은 방역조치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도 15일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CDC의 새 지침이 사람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불과 1년 전만해도 마스크를 쓰는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 거부반응이 있었는데, 이번엔 갑자기 벗으라는 지침때문에 혼란이 일고 있다”며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다 백신을 접종했다고 확인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과연 내가 마스크를 벗어도 될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뉴욕타임스에 “정말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 입장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사업주 입장에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로셸 웰렌스키 CDC 국장은 지난 13일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사람은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물리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켓체인인 월마트 등도 지난 14일부터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백신접종을 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매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안내했다. CDC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퍼지기 시작하던 초기에는 의료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권고하다가 지난해 4월 3일에서야 마스크 착용 권고를 내렸다. CDC는 전미간호사연합의 비판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은 15일 기준 16세 이상 인구의 55.7%가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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