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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곧 41주년, 5·18민주묘지 빗 속 추모 발길 잇따라…“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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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5·18 민주항쟁 41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에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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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관우 기자] “기억하겠습니다, 5·18.”


16일 오전 9시께 국립 5·18민주묘지. 주말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전날부터 내린 비 탓에 5·18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옷자락은 젖었다. 신경 쓰지 않았다.


또 다른 추모객은 아이 손을 꼭 잡은 채 묘역에 들어선 뒤 숙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5·18 민주항쟁 41주년을 이틀 앞둔 이날 5·18민주묘지에는 궂은 날씨에도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의 발자취가 담긴 형형색색의 리본이 5·18민주묘지에 들어서는 주차장까지 걸려 있었다. “오월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 리본에 적힌 손글씨에 추모객의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있었다.


이곳을 찾은 한 부부는 노란 리본 위에 추모 글귀를 적느라 분주했다. 매년 이맘때 민주묘지를 찾는다는 이들 부부는 이날 과거와 다른 점은 자녀들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신기하게도 매년 이곳을 찾을 때마다 비가 내렸고 오늘도 어김없이 그렇다”면서 “하늘이 슬퍼하는 것 같다. 같이 오지 못한 아이들과 과거에 리본을 달았던 기억이 나 오늘도 리본에 우리 가족의 마음을 담아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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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시민이 리본에 추모 글귀를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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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부산 등지에서도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전세버스를 동원해 단체로 온 진보 성향 한 청년단체는 노동자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유공자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에도 묘역 곳곳에선 묵념하거나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추모객이 종종 보였다.


새벽길 따라 부산에서 온 곽현아(48·여)씨는 “직접 방문해 추모해야겠다고 생각한 지가 벌써 5년째”라면서 “실제로 묘역을 둘러보니 가슴이 아프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을 국가유공자라고 소개한 박모씨는 지인과 함께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비가 거세게 내리자 유독 외로워 보이던 행방불명자 묘역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는 “떨어지는 빗방울이 5·18 항쟁 당시 행방불명되신 희생자들의 눈물이 아닐까 싶다”면서 “저라도 이분들의 넋을 달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5·18민주묘지에서는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제41주년 5·18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우리들의 오월’이라는 주제로, 5·18 정신을 전국화·세계화하는 국민 통합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호남취재본부 이관우 기자 kwlee7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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