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지상戰땐 '2014년 참극' 재연…이스라엘, 가자지구 진입 초읽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 포병부대 장병들이 13일 곡사포 옆에 포탄을 쌓아둔 채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지상군 진입을 앞두고 공습과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 [AP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집결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전면전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동 대신 중국 견제에 대외전략을 집중하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도 이번 사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가자지구 공격에 이스라엘 군용기와 지상군 부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IDF가 지상군이 가자지구 안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발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 공습 수위를 강화했다. 가자지구 접경에서 지상군 포격도 시작했다. 이에 대항해 하마스 등 가자지구 무장세력도 즉각 로켓포를 대량 발사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맞서 전투기 공습에 주력했다.

요나탄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준비 태세가 완료됐고 여러 시나리오에 계속 대비할 것"이라며 "지상군 투입도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육군이 예비군 수천 명을 동원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공격 범위가 하마스 지도부와 로켓 기지에만 그칠지, 팔레스타인 주민 2000여 명이 희생된 2014년과 같은 비극이 반복될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매일경제

이 같은 이스라엘의 계획에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어떤 영역에 어떤 식으로라도 지상군이 급습한다면 적군(이스라엘)에서 사망자와 포로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 무력 분쟁이 지상 전투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인명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망자 115명과 부상자 600여 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도 6세 소년을 비롯해 지금까지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격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도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계획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첫 번째 중대 외교정책상 도전이라고도 평가했다. 미국 당국자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변 아랍국 지도자들과 며칠간 25차례 이상 전화 통화하며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CNN은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반대하는 민주당 내 진보 성향의 젊은 의원들 목소리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을 한층 깊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양측에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뾰족한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무력 분쟁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6일 영상회의를 연다. 이슬람협력기구(OIC)도 같은 날 장관급 집행위원회를 긴급 개최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가자와 이스라엘에서의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미 너무 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적었다.

미 국방부는 13일 이스라엘에 있는 직원 120명을 철수했고,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에 대해 '여행 재고' 조치를 내렸다.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1단계 일반적 주의(Exercise Normal Precautions), 2단계 강화된 주의(Exercise Increased Caution), 3단계 여행 재고(Reconsider Travel), 4단계 여행 금지(Do Not Travel)로 나뉜다.

브리티시에어라인은 이스라엘 텔아비브행 노선을 취소했고, 앞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도 텔아비브행 노선을 취소했다.

가자지구의 비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정치적 생명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를 배제한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이번 충돌로 중단됐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야당이 주도하고 있는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서 유대인 민족주의 정당이 탈퇴를 선언했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