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유치 잰걸음 부산시…곧 민간유치위 발족

부산 북항 오페라하우스 옆에 건립…"미술관 자체가 하나의 작품 되게"

여러 지자체 유치 경쟁 의식, 문체부에 공정한 공모 절차 건의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1천488점 세부 공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품 관련 세부 공개 발표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1.5.7 jin90@yna.co.kr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전국 여러 지자체가 고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을 내세워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선 가운데 부산시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14일 미술관이 들어설 위치를 부산 북항으로 공식화한 가운데 조만간 민간차원의 유치위원회가 발족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3일 오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 북항에 이건희 컬렉션 미술관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 북항은 세계적 미항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곳"이라며 "이곳에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건립 중인데 그와 나란히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선다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북항이 싱가포르의 센토사나 코펜하겐 항만 같은 곳으로 탈바꿈한다면 서울을 방문한 세계인들의 발걸음이 2시간 30분 거리의 부산까지 이어져 대한민국 전체 문화 파워가 세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건희 미술관 부산 북항에 유치" (부산=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건희 미술관의 부산북항 유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5.13

부산시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가 이뤄지면 북항에 루브르박물관, 뉴욕메트로폴리탄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퐁피드미술관 같은 세계적 미술관처럼 그 자체가 하나의 미술작품이 되는 건축물을 지을 계획이다.

민간 차원에서도 이건희 미술관 부산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지역 미술계와 문화계는 시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 부지를 부산 북항으로 공식화하자 조만간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역 한 문화계 인사는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높인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비엔날레나에 이어 이건희 컬렉션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들어설 경우 도시브랜드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유치 활동과 함께 유치 이후 미술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깊은 논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이 지난달 2만점이 넘는 미술품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부산 외 경남 의령, 전남 여수, 대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 회장과의 인연이나 연고를 강조하면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건희 미술관을 여수로 전남 여수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건희 미술관 여수유치위원회가 이건희 미술관 여수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5.10 [이건희 미술관 여수유치위원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가장 먼저 제안했던 사람으로서, 이 논의가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뜨거워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유치 과열 분위기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건의했다.

박 시장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입지선정, 운영방식,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세워 유치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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