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주→6∼8주 이어 다시 변경…야권 "백신 재고 부족한가" 비난
신규 확진자 수는 34만명으로 다소 감소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 접종을 준비 중인 의료진. [AFP=연합뉴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와중에 백신 부족까지 겪고 있는 인도가 현지에서 위탁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의 접종 간격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14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전문가 집단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며 "코비실드의 1·2차 접종 간격을 현행 6∼8주에서 12∼16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6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인도 정부는 애초 코비실드의 1·2차 접종 간격을 4∼6주로 권고했다가 지난 3월 23일 6∼8주로 늘렸다. 코비실드는 2차례 접종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11∼12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은 8∼12주다.
인도 정부는 백신 접종 개시 4달 만에 두 차례 변경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긴 수준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간격을 늘린 셈이다.
코비실드를 생산하는 인도 제약업체 세룸인스티튜트(SII)의 아다르 푸나왈라 대표는 이에 대해 "효능과 면역생성 등의 측면에서 유익하다"며 "좋은 과학적 결정"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이런 결정은 백신 부족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NDTV는 "이번 접종 간격 확대는 SII가 백신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서 극심한 부족 사태가 발생한 와중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인도 곳곳에서는 백신 부족으로 인해 접종소 문을 닫은 곳이 속출하고 있다.
코비실드와 함께 접종에 투입되고 있는 인도 토종 코백신의 물량도 크게 모자라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AP=연합뉴스] |
이번 접종 간격 변경에 대해 야권 등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상원의원 자이람 라메시는 자신의 트위터에 "백신 재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냐, 아니면 전문적인 과학 조언에 의한 것이냐"며 정책의 투명성을 기대한다고 썼다.
인도에서는 이날까지 1억7천930만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2회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이의 수는 4천60만명으로 13억8천만 인구의 2.9%에 불과하다.
이에 당국은 수출을 중단하는 등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인도 국가경제정책기구인 니티 아요그의 V K 파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8월부터 5개월 동안 20억회분 이상의 백신이 생산될 것이라며 "이 가운데 코비실드와 코백신의 물량은 각각 7억5천만회분, 5억5천만회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각 주의 집계치 합산)는 34만3천144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 41만4천18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최근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이날 신규 사망자 수는 4천명으로 사흘 연속 4천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러한 신규 확진자와 신규 사망자 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 수는 각각 2천404만6천809명과 26만2천317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 발생 추이. [월드오미터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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