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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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박이담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트위터 글에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온 가상자산은 지난 2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로 이 부분이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단 기대가 높아졌지만, 지난 13일 돌연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을 패닉에 몰아 세웠다.
이에 대한 비난을 의식하기라도 하는 듯 머스크는 14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해명성 글을 올렸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가상자산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다만 가상자산이 화석연료, 특히 석탄의 대량 사용을 발생시킬 순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 달 에너지 사용량 추세는 미쳤다”며 비트코인 때문에 소비되는 전기량이 급증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올렸다. 머스크가 올린 그래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의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력소비량 추산치의 변동을 나타낸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머스크의 이같은 행보는 비트코인 채굴이 다량의 전기 사용으로 환경에 위해 요인이 될 수 있단 점을 전세계 환기시켰단 점에서 옹호도 받는다. 그러나 머스크는 환경 자체보단 테슬라가 비트코인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이미지 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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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70% 가량이 중국에서 이뤄지는데, 중국은 이에 필요한 전력의 40% 정도를 석탄을 통해 발생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클린 에너지 모빌리티 기업의 석탄 사용 유발이란 ‘아이러니’를 미연에 차단하는 차원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기업 평가에서 중요성이 대두되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중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환경 부문에서 점수가 깎일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는 비트코인은 사회적 측면에서도 해킹 우려, 사이버 보안 취약이란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테슬라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결제시 소비자에 불리한 환불 문제 때문에 테슬라가 중단 결정을 내린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가령 1 비트코인이 5만달러일 때 테슬라를 샀다가, 비트코인 값이 6만달러가 된 뒤 환불 요청시 5만달러 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반대로 비트코인이 5만달러에서 4만달러가 되면 1 비트코인을 환불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소비자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이같은 환불 정책의 취약점에 주목, 지난 3월말 중국의 한 블록체인 매체(우숴블록체인)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철회는 시간 문제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 테슬라의 제약이 많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테슬라 뿐 아니라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는 작년 홍보팀을 해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당시에도 머스크의 트위터 의존도가 과도해졌단 지적이 나왔다. 앞으로도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힌 머스크의 트위터 한 줄에 테슬라와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는 또 트위터에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밝혀 전일 발표가 도지코인 가격 띄우기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머스크는 전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 속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트코인은 아직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는 한편 결제는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비트코인보다 효율적인 다른 가상자산을 염두해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4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위협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잇따른 말바꾸기에 분노한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를 최선호주로 집중적으로 사들이던 국내 서학개미들도 최근 강한 매도세로 전환하고 있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테슬라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일보다 3.09% 하락한 571.6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3월 8일 기록한 올해 최저 주가인 563달러에 근접했다.
테슬라의 하락은 이달 들어 계속된 추세였다. 5월 장이 열린 9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을 하락마감했다. 최근 4거래일도 10일(-6.44%), 11일(-1.88%), 12일(-4.42%) 등 큰 낙폭을 보였다. 지난달 말 709.44달러에 머물던 주가는 2주만에 20% 가까이 증발했다.
이는 미국 주요 기술주들의 반등과 확연히 대조된다. 이날 애플(1.79%), 마이크로소프트(1.69%), 페이스북(0.90%), 구글 모회사 알파벳(1.31%) 모두 인플레이션 우려를 뚫고 일제히 상승했다. 테슬라는 이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
온라인에선 투자자들의 분노가 테슬라 불매 운동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내 서학개미들도 서둘러 테슬라 주식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서만 테슬라 주식을 4866만달러 순매도했다. 테슬라가 순매도세로 전환된 거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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