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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네이버·카카오가 쏘아올린 ‘주식보상’ 경쟁…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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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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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게임업계가 촉발한 연봉인상 릴레이가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업계는 연봉인상 대신 주식보상으로 직원들을 달래는 모양새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 줌인터넷 등 3곳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톡그랜트(자사주) 또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지급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19일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3년간 3000만원 상당의 스톡그랜트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카카오는 이달 4일 전 직원에게 3년간 총 600주 규모의 2200만원어치 스톡옵션을, 지난 11일엔 포털 사이트 '줌(ZUM)'을 운영하는 줌인터넷 역시 2000만원어치 3500주 스톡옵션을 직원들에게 주기로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주식 보상을 통해 연봉 인상 경쟁에 따른 부담을 비껴가면서도, 회사와 직원의 성과를 공유한다는 보상 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선택지다. 한번 인상한 직원들의 연봉을 다시 내리기는 어렵지만, 주식 보상은 정해진 기간 내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부담이 적다. 임직원이 주식을 바로 처분하지 않는 이상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재무적인 부담도 덜하다. 실제 연봉인상 경쟁에 동참한 게임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실적이 줄줄이 고꾸라지며 후유증을 겪었다.

하지만 직원들 입장은 다르다. 받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스톡그랜트를 지급한 네이버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만이 적을 수 있다.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 기간이 없다. 다만 스톡그랜트 또한 시차를 두고 지급되기 때문에 사실상 즉각적인 현금화는 어렵다. 네이버의 이번 스톡그랜트는 매년 1월과 7월 2회에 걸쳐 분할 부여된다. 총 3000만원 규모의 인센티브 지급인 만큼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일괄 연봉 인상이 가장 좋은 카드였다는 지적이다.

스톡옵션을 지급받은 직원들의 박탈감은 더 크다. 카카오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은 '네이버는 1년에 1000만원씩 당장 처분 가능한 주식으로 주는데 카카오는 지금보다 2배는 올라야 1000만원 정도 버는 셈'이라며 '그마저도 2년간 처분 금지여서 소용이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카카오는 현재 직원들의 인사,보상 개선을 위한 '길'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지만, 정작 길 TF에서는 논의와 무관하게 사측이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하자 당황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같은 불만에도 양사의 인력 유출 수준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과 게임업계간 개발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아 인력 이동이 많기는 했지만, 주로 게임사에서 이직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면서 '게임업체들은 다른 기업보다 연봉이 낮다는 인식 때문에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봉을 올려야 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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