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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용산 시대 연 하이브의 오감 충족 뮤지엄…K팝 새 성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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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복합공간 하이브 인사이트 개관

BTS·세븐틴 등 아티스트 작업물 전시

소리·춤·스토리 등 '다르게 듣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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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관한 서울 용산 하이브 신사옥 지하 1~2층에 마련된 '하이브 인사이트'. 기존 음악을 제거한 상태로 각 그룹 멤버들이 안무를 소화하고 있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 하이브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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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이 K팝 팬들에게 새로운 성지가 될까. 지난 3월 용산 신사옥으로 이전한 하이브가 14일 지하 1~2층에 4700㎡(약 1406평) 규모의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를 개관했다. 아티스트와 팬이 음악을 매개로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한 것. 빅히트 뮤직 소속 방탄소년단(BTS) 뿐만 아니라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세븐틴과 뉴이스트, 쏘스뮤직의 여자친구 등 하이브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아티스트들의 음악 세계가 다채로운 방식으로 펼쳐진다.



직접 소리 더하고 빼며 만져보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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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식으로 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노베이티브 사운드 공간. 방시혁 의장과 피독 수석 프로듀서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가 방탄소년단의 '마이크 드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하이브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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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언론에 공개된 하이브 인사이트의 지하 2층 전시 공간은 크게 소리(Sound)ㆍ춤(Movement)ㆍ스토리(Story) 등 3개의 키워드로 구성됐다. 노래와 랩은 물론 안무,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 예술로 K팝의 요소를 하나씩 쪼개 낯설게 보기에 도전한다. 이를테면 ‘이노베이티브 사운드’ 공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온’의 다층적 데이터를 분석한 인포그래픽으로 디코딩하고 세븐틴의 ‘레프트 & 라이트’의 사운드 레이어를 직접 빼거나 더해가며 소리의 구조를 체험하는 식이다. ‘다이내믹 무브먼트’ 공간 사방에서 흐르는 안무 영상은 기존 음악을 걷어내 전혀 다른 움직임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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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링 스토리 공간.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에 반영된 세계관과 서사 구축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사진 하이브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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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둘러싼 세계관과 서사 구축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인스파이어링 스토리’ 공간도 볼 만하다.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뮤직비디오와 하이라이트 릴 영상에 등장한 장소와 소품들은 추리물 속 한 장면처럼 거대한 지도로 이어져 있고, ‘윙스’ 앨범에 모티브가 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등도 전시돼 있다. 방시혁 의장이 책을 읽으며 밑줄을 치고 메모를 남긴 부분도 확인할 수 있다. 곳곳에 마련된 아티스트의 인터뷰 영상은 이야기가 어떻게 음악으로 들어오는지 그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방탄소년단의 ‘유포리아’를 향기로 표현하는 등 ‘다른 방식의 듣기’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간의 피·땀·눈물 가득한 8.5m 트로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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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2층을 연결하는 트로피 월. 방탄소년단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이 국내외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가 빼곡하게 전시돼 있다. [사진 하이브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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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2층을 연결하는 8.5m 높이의 트로피 월은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사한다. 방탄소년단이 골든 디스크ㆍMAMA 등 국내는 물론 빌보드 뮤직 어워드ㆍ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 해외 주요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다른 벽면에는 해당 트로피를 받는 영광의 순간을 기록한 영상이 상영되면서 지금의 하이브를 만든 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지하 1층으로 올라오면 제임스 진과 협업한 기획전 ‘일곱 소년의 위로’를 만날 수 있다. 제임스 진은 DC 코믹스 표지 작업 등으로 명성을 쌓은 대만계 미국 작가로 몽환적인 만화풍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 ‘가든’은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에서 착안해 멤버들을 꽃의 정령으로 표현했다. 기획전은 6개월 주기로 바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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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계 미국인 작가 제임스 진이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을 듣고 멤버들을 꽃의 정령으로 표현한 작품 '가든'. [사진 하이브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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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은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기본 입장권은 2만 2000원, 포토 티켓이 포함된 입장권은 2만 5000원이다. 1회 관람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되며 한 타임당 50명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모바일 앱으로는 방탄소년단의 RM, 여자친구 유주 등 하이브 소속 그룹 리더들이 작품을 해설해주는 아티스트 도슨트 기능도 제공된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다른 아티스트 관련 전시물이 많지 않은 것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이미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전시와 팝업스토어 등을 방문한 팬이라면 콘텐트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고, 다른 아티스트 팬이라면 전시 구성이 아쉬울 수도 있다. 향후 해당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면 엔터테인먼트사의 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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