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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뒤 따르며 자세 낮췄다…대선 D-300일에 文 만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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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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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7개월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13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 행사에서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며 친밀함을 표현했다. 이날은 2022년 3월 9일 대선을 300일 앞둔 날이었다. 이 지사는 이동 중엔 문 대통령 바로 뒤를 따라가며 자세를 낮췄고, 행사장에선 문 대통령 바로 다음 줄에 앉아 경청했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지난해 10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이후 정확히 7개월 만이다.

이번 만남은 이 지사가 친노·친문 핵심 인사와의 만남을 이어가는 와중에 성사돼 더 관심을 끌었다. 이 지사는 지난 4일엔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지난 7일엔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울산시장과, 지난 11일인 ‘친문 핵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잇따라 만났다. 지난 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때는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함께했다.



이재명, ‘文 계승 적자’로 자리매김 노력



이 지사는 자신을 문 대통령을 잇는 ‘민주당 적자(嫡子)’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일각에서 최근 제 발언을 두고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갈라치기를 시도하나, 저는 민주당의 노선을 계승·발전시키려는 것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치 입문 이래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앞장서 끌어오신 수레를 힘껏 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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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 행사장에 나란히 서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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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는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문 대통령을 강하게 방어했다.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회견이 열린 지난 10일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여당·야당 아닌 ‘관당(官黨)’이 지배하는 나라라는 오명”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이 고위직업공무원에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지사는 “그동안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신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없게 하겠다’, ‘평생주택 공급방안 강구’,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라는 말씀에 모든 답이 들어있음에도, 해당 관료들이 신속하고 성실하게 이 미션을 수행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측근들은 말조심…이재명은 친노·친문 잇단 만남



이 지사의 측근들 역시 부쩍 말조심하는 분위기다.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아파트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사라져 가고 있다. 독선적이며 무능한 정책이 누적된 탓이다”라고 적었으나, 이 글은 하루 만에 바로 삭제됐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실 관계자는 “그만큼 언행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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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사진 오른쪽 맨끝)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차량 뒷좌석)이 11일 오후 경기 안산도시개발에서 열린 '안산 수소 시범도시 착공식'에 참석해 수소자동차 시승 및 충전 시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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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2017년 대선 경선 때는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문 대통령과 맞붙었다. 하지만 현재는 ‘여권 지지율 1위’ 주자로 문 대통령을 이을 차기 후보로 유력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때 '문파'들의 비판 표적이던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 결과적으로 어떤 관계를 설정하게 될지 주목된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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