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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예상은 했는데…" 인플레이션 우려에 놀란 증시,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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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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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지난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CPI)에 대한 증권가의 공통된 평가다. CPI는 전년대비 4.2% 상승해 예상치(3.6%)를 크게 뛰어넘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공포로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도 1% 이상 빠졌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39.55포인트(1.25%) 떨어진 3122.11에 마감했다. 생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에 놀란 외국인들의 집중 투매가 이어졌다. 이날 외국인은 1조4335억원 어치 팔았고 개인은 1조4379억원 규모 샀다. 기관도 막판 71억원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피 지수는 인플레이션 우려 속 최근 사흘 간 하락했다. 지난 10일 종가(3249.30) 대비 1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3100선도 위태롭다. 3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액은 6조1700억원에 달한다.

증시를 불안케하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채권금리 상승→통화정책 조기 정상화'로 이어질 시나리오다.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달콤한 증시를 맛 봤기에 투자자들의 불안은 어느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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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지난 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해진 투자심리다.

지난 12일 발표된 4월 CPI는 시장 공포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4월 CPI는 전월 대비 0.8%, 전년 대비 4.2%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간밤 뉴욕증시도 급락했다. 블루칩(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1.99%,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전날보다 2.14%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2.67% 내렸다.

증권가에선 이번 물가 상승은 에너지가격 상승(전년대비 25.1%)과 지난해 기저효과, 코로나 충격으로 하락했던 가격 되돌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는 점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정책이 곧 시행되고 반도체 부족현상도 여전하다"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여러차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려는 노력을 했지만 시장은 이미 긴축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이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잇따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임금은 한 번 올라가면 낮추기 어렵고 구조적인 수요 확대, 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 구조적 물가 상승 압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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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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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경기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수 요소인만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잖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 팀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중고차 가격 상승, 인도발 공급망 훼손에 따른 관련 업종 하락이 증시 약세를 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과 함께 물가는 지속적으로 거론되겠지만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도 미 국채 10년물 실질금리는 -0.9%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를 감안할 때 자산 시장 과열 우려가 일부 있지만 증시 자금 이탈을 논하기는 멀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예상보다 높은 물가 레벨이 연준의 조기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지만 추세 반전 가능성은 낮다"며 "가장 근간인 펀더멘털 동력이 유효하고 지속적으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국내 증시 펀더멘털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내수주와 성장주에 대한 의견은 증권가에서도 갈린다.

이 팀장은 긴 호흡에서 단기 변동성을 기존 주도주(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비중확대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특히 3100선부터는 지지력 확보 여부를 보면서 적극 매수 대응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반면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이겨내고 있는 음식료주와, 다른 나라보다 먼저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수요회복세가 가시화되는 미국, 중국 등의 내수소비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하라"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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