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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꼽힌 청년 창업가 3인 "나의 플랜B는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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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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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플랜B'를 세워놓으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아직 젊다는 것이 플랜B'라고 얘기합니다."

최근 기자가 만난 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29)는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실패하더라도 아직 젊다는 생각에 창업했고, 2017년 창업해 매년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피문데이는 유기농 면 생리대·탐폰 등을 판매하고 '헤이문'이라는 이름의 여성 건강관리 앱도 서비스한다.

현재 해피문데이가 정착하기까지 김 대표는 여러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었다. 오픈서베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으로 재학 중인 2015년 창업했지만 2년 만에 실패했다. 그 후 잠시 취업했다가 곧 퇴사했고 무직인 상태에서 어린 학생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서 신발 깔창을 생리대 대신 사용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를 계기로 여성들에게 필요한 유기농 생리대를 찾는 프로젝트를 하다가 아예 제품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부혜은 공동창업자와 해피문데이를 만들게 된 계기다.

김 대표는 "생리대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여성이 월경 때문에 겪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기존 제품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위해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해피문데이는 2017년 말 자체 브랜드 생리대를 생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2019년 말에는 탐폰도 출시했다.

해피문데이는 여성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곳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다. 소셜벤처가 몰려 있는 서울창업허브 성수에 입주해 있다. 김 대표는 "소셜벤처는 재무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임팩트(영향) 성과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라면서 "이들이 몰려 있다는 점에서 서울창업허브 성수에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 든든함을 준다"고 설명했다.

해피문데이는 2019년 12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았으며 현재 직원 수는 20명에 달한다. 탐폰과 생리대를 넘어 국내 콘돔 회사와 협업해 '여성들이 원하는 콘돔'을 만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콘돔은 보통 남성이 사게 되는데 사용률 자체도 낮은 편"이라면서 "콘돔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미국 포브스가 '2021년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로 선정한 우리나라 스타트업 대표 15명 중 1명이다.

김 대표처럼 올해 '30세 이하 리더'로 선정된 이윤수·강영훈 코드잇 공동창업자(대표·25)도 재학 중 창업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2017년 코딩 전문 온라인 교육 업체인 '코드잇'을 세웠다. 해외에서 유학하던 강 대표가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처럼 '비전공자를 위한 코딩 교육'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 이를 아이템으로 창업했다. 하지만 창업 초기만 해도 지금처럼 코딩 수요가 폭발적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운영자금도, 고객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서울산업진흥원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기술 상용화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면서 "와디즈를 통해 2000만원 규모 펀딩에 성공하면서 초기 연구개발(R&D) 비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드잇도 창업 초기 힘든 시기를 겪었다. 실리콘밸리처럼 변할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국내에서 교육 수요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9년 대기업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사내 교육 수요가 커지고, 2020년부터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속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매년 매출과 상용자 수가 세 배씩 성장하다가 작년에는 네 배 성장했다"면서 "작년 하반기 글로벌팀을 신설해 6월 말부터 영어권 서비스가 론칭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드잇이 다른 에듀테크 기업과 다른 점은 코딩 교육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누구나 강의를 올릴 수 있는 형태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유수 개발자들을 팀내에 영입해 모든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 LG전자 출신인 우수한 개발자가 최고콘텐츠책임자(CCO)로 8명의 팀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저를 비롯해 대부분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27~28세에 불과하다"면서 "주 고객인 20·30대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코드잇은 2020년 4월 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직원 수는 31명에 달한다. 포브스는 매년 30세 이하 리더를 선정하면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과거에 선정된 대표적인 창업자로는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이승윤 래디쉬 대표, 김병훈 APR 대표 등이 있다.

매일경제·서울산업진흥원 공동기획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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