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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막 오른’ 일양약품 오너 3세 승계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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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일양약품 오너 3세가 회사 주식을 연이어 취득하고 나섰다. 10년 가까이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았던 모습과는 완연히 대비되는 행보다.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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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본사 ⓒ카카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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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에 설립된 일양약품은 전문의약품과 항궤양제, 제산제 등을 취급하는 중견 제약사다. 칸테크, 일양바이오팜 등 국내 법인과 중국 현지법인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통화일양유한공사 등 해외법인을 휘하에 두고 있다. 대중에게는 국내 최초 인삼드링크 ‘원비디’, 영지버섯 드링크 ‘영비천’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각인된 상태다.

원톱 각인

최근 일양약품에서는 오너 3세의 지분율 상승이 목격되고 있다. 정도언 현 회장의 장남이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자, 이를 승계와 연결 짓는 해석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일양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21.84%(416만7794주)를 보유한 오너 2세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2001년 부친인 고 정형식 명예회장에 이어 회장에 올랐고, 이듬해 6월 장내 매수를 통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4개월 뒤에는 고 정 명예회장과 모친(이영자 여사)이 보유한 회사 주식 59만9127주(정 명예회장 54만1793주, 이 여사 5만7334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유석 부사장은 지난달 말 기준 지분율 3.95%(75만4511주)로 정 회장과 국민연금(6.51%, 118만4305주)에 이은 3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부사장은, 2006년 마케팅담당 과장으로 일양약품에 발을 디뎠고, 재경·해외사업 등의 업무를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재계에서는 핵심 부서를 거쳐 온 정 부사장을 사실상 정 회장의 후계자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정 부사장은 요직을 거치는 과정에서 빠르게 승진했다. 2014년 상무에서 전무로, 2018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명함을 바꿨고, 현재 김동연 대표와 함께 회사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7살이던 2003년 회사 주식 25만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을 3%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2007년 주식분할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53만주로 변경됐고, 지분율은 3.65%였다.

정 부사장의 보유 주식은 2011년 4월 급격히 증가했다. 이 무렵 정 부사장은 일양약품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신주 11만주를 취득하면서 주식 수는 53만주에서 74만주로, 지분율은 3.68%에서 4.07%로 끌어올렸다.

연이은 주식 매입 행진
요직 거치며 보폭 확대


이후 정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회사 주식을 일절 사들이지 않았다. 2015년 일양약품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에 따라 지분율이 3.80%로 소폭 낮아졌을 뿐이었다.

한동안 답보상태였던 정 부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4월 회사 주식 7000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9년 만에 보유 주식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달에는 총 4회에 걸쳐 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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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언 일양약품 회장과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 ⓒ일양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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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머지 오너 일가는 보유 주식을 꾸준히 매각하고 있다. 이 여사는 지난해 6월 보유 중이던 회사 주식 1만4426주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이 여사는 두 달 전에도 회사 주식 7000주를 장내 매매를 통해 매각한 바 있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정영준씨)과 사남(정재훈씨) 역시 지난해 6월 보유하고 있던 일양약품 주식 12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로써 차남과 사남의 보유 주식 수는 각각 1만1694주, 2만4587주로 줄었다. 비슷한 시기에 삼남인 정재형씨도 1만4300주의 일양약품 보통주를 장내 매도하면서 보유 주식 수가 6만6693주로 줄었다.

재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조만간 추가 주식 매입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관건은 정 회장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어느 시점에서 넘겨받느냐다. 일단 정 부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3년 이전에 정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일부를 정 부사장이 증여를 통해 넘겨받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 회장이 74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다.

정 회장의 차남이 계열사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것도 정 부사장의 승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2분기에 일양바이오팜 지분의 20%를 일양바이오팜 대표이사인 정희석씨에게 매각했다. 정 대표는 일양약품이 일양바이오팜을 인수한 2014년부터 경영을 맡아왔다.

드러난 윤곽

정 대표가 일양바이오팜 지분 확대에 나섬에 따라 오너3세의 역할은 보다 분명해진 양상이다. 정 부사장이 일양약품을, 정 대표가 일양바이오팜을 지휘하는 밑그림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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