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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하반기 아파트값 더 뛰나…'재건축 딜레마' 빠진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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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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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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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강조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고심이 커질 전망이다. 취임 후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급등세가 나타나자 "시장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가격 오름세가 여전하고,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절세 매물이 사라진 하반기엔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보유세 절세 매물 효과 미미했나…지난해보다 2배 더 뛴 아파트값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4.62%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01%)의 2배를 넘어섰다.

서울은 2.00% 올랐고 경기(7.45%) 인천(7.39%) 등은 7%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상승률(서울 0.57%, 경기 4.74%, 인천 4.75%)과 비교하면 수도권 전역의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5대 광역시(4.77%)와 지방(3.63%) 등도 전년동기 대비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아졌다.

시장에선 6월 이전 보유세 절세 매물 이슈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세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 연구원은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을 팔기보다 증여 등으로 버티기에 나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사례가 많지 않아 집값 하락압력이 예상보다 약했다"며 "지난해 말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는데 이에 따른 풍선효과가 올해 초 교통 호재가 많은 경기, 인천 지역에서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언한 오세훈 서울시장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 한동안 오름세가 둔화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격이 보궐선거 전후로 상승세를 탔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동 등 재건축 기대감이 큰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고, 오 시장이 직접 나서 "재건축 시장 투기 수요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기대심리 조절에 나섰지만 아직 시세하락 조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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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위 1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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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집값 상승 요인 더 많아져…당정 부동산 정책 변화 등 새로운 변수

문제는 하반기엔 집값 상승을 이끌 요인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보유세 이슈가 해소된 데다 6월 이후엔 다주택자에 최대 75%의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으로 매물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포 등 강남권에선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로 주변 지역 전셋값이 오름세다.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상반기 집중돼 하반기엔 새아파트 입주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에 하반기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보유세 이슈가 사라진 하반기엔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 아파트값 상승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이 무주택자 대출 규제와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일부 정책 기조 변화를 도모하는 것은 가격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양도세 등 거래세를 완화하면 재고 주택 매물이 나오면서 호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을 잡고 중장기 안정적 공급을 하겠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내야 시장 기대심리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재건축 단지 가격상승 우려와 관련해선 "입지가 좋은 위치에 짓는 새아파트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게 시장 원리에 더 어긋나는 현상"이라며 "이런 기대감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 하는데 이를 모두 투기, 불로소득으로 보고 인허가 절차를 인위적으로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90% 이상으로 높이는 논의가 나오는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높아진 가격대에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 집을 사도록 유도해 시장이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상승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는 최적의 공급대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투기 수요가 진정되고 시장 가격이 안정화되면 곧바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 밑작업을 진행 중이며, 적절한 공급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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