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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현금 뽑을 곳이 부족하다”… ATM, 7년 만에 절반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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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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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자동인출기(ATM)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ATM 설치 대수는 7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ATM 설치 대수는 3만3944대로 집계됐다. ATM 숫자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3년(7만5094대)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

ATM이 급감한 것은 시중은행들의 점포 폐쇄 탓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점포 수는 3546개로 전년 대비 238개 줄었다. 2018년 27개, 2019년 50개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점포 폐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시중은행의 점포 통폐합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면 전국의 ATM 수는 3만대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바일 뱅킹 활성화로 ATM의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모든 기기를 유지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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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통합 이전으로 폐쇄된 서울 강동구 KB국민은행 천호동지점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만 운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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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 따르면 ATM 1대당 연간 약 3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공동 ATM 운영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아직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만 머물고 있다. 은행마다 전산통합과 고객분포 등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공동 ATM 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ATM의 감소로 모바일 뱅킹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의 ‘금융소외’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7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8.9%만이 모바일 뱅킹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계층을 위해서 일정 수준의 ATM 유지는 필요하다”며 “유지가 어렵다면 타 은행 간 ATM 사용 수수료를 낮춰서라도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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