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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하나·넷마블, 신한·넥슨…게임회사와 손잡는 은행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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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위해 기술력 갖춘 게임사와 협업

게임분야 고객충성도 높아 젊은층 고객 선점 등 시너지도 기대

뉴스1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과 이승원 넷마블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금융과 게임을 결합한 혁신적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2021.5.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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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주요 은행들이 대형 게임사와 잇따라 업무 제휴를 맺으면서, 제휴 배경과 사업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국내 2위(매출기준) 게임업체 넷마블과 '혁신적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Δ금융과 게임을 연계한 금융 콘텐츠 개발 Δ디지털 채널을 이용한 공동 마케팅 추진 Δ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공동사업 발굴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넷마블의 게임과 접목해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상으로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예정이다.

박성호 행장은 “게임에 익숙하고 디지털을 선도하는 MZ세대를 위해 새로운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넷마블과의 협약도 같은 맥락에서 젊은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고 제공하겠다”고 했다.

은행권과 대형 게임사의 협력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이 카트라이더·바람의 나라 등으로 유명한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과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신한은행은 넥슨과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모델 발굴, 금융 인프라 기반 결제사업 추진, 금융과 게임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진옥동 행장은 "넥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고객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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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진행된 신한은행과 넥슨의 전략적 제휴 협약식 모습.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이정헌 넥슨 대표.(신한은행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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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게임업체와 손을 잡는 것은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디지털 금융의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로 금융의 온라인·비대면화가 빨라지면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갖추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8월부터 은행을 비롯한 보험, 카드, 증권, 자산관리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총망라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금융권은 무한 플랫폼 경쟁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금융시장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핀테크 업체와도 경쟁해야 한다.

시중은행 등 대형 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에서는 풍부한 경험과 전략을 갖췄으나, 디지털 기술력에서는 테크업체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금융시장 변화가 빠른 만큼 자체 기술력을 키우는 것보다 이미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IT업체들과 제휴를 맺을 경우 시간과 비용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다 콘텐츠 개발 등에 대한 창의력이나 응용력도 뛰어나 혁신 금융서비스 개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업종은 고객 충성도가 높아 협업에 따른 부가적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게임 콘텐츠나 캐릭터 등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젊은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고, 이들을 온라인 플랫폼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게임업체의 경우 기술력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응용력까지 갖춰 금융의 새로운 가치를 함께 만들어내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며 "더구나 게임 쪽은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아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대한 젊은 고객층을 선점하고 수요를 확대하기에도 유리해, 향후 금융권과 게임의 협업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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