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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통사, 5G·탈통신 성과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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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21·애플 아이폰12 인기로 5G 가입자 전년比 129% 급증

유무선 고른성장에 비대면 수혜까지 입으면서 3사 합산 영업익 1조 돌파

미디어·보안 등 '탈통신'하느라 정작 본업 '소홀'

저조한 28㎓ 투자 압박, 인터넷 품질 논란까지 악재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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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3사가 5G 가입자 증가세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갤럭시S21과 아이폰12 등 연말연초 출시된 5G 스마트폰의 인기가 5G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미디어, 콘텐츠, 커머스, 보안, B2B 등 신사업부분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그러나 3사 모두 함박 웃음을 짓진 못하고 있다. 5G 포문을 연 지 2년을 넘도록 5G는 품질 논란이 가시질 않은데다, 뿔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지면서 집단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초고속인터넷 속도 저하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이통사에 대한 신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탈통신을 선언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정작 본업은 소홀히 했다는 비난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비대면 수혜에 5G 가입자 확대까지…통신사 실적 '맑음'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합이 4년여 만에 1조원 대를 회복했다.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은 3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4442억원과 2756억원으로 각각 15.4%, 25.4% 늘었다.

이에 따라 이통3사는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으로 1조 1086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2017년 2분기가 마지막이었다.

이통 3사의 1분기 실적은 5G가 견인했다는 평가다. 5G 요금제는 4G보다 2만 원가량 비싼 만큼 이통 3사의 실적은 3G·4G 가입자를 얼마나 5G로 전환하는지에 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1,448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2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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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사 합산 영업익 1조 돌파…미디어·B2B 등 신사업 성장 견인

이통3사의 '탈통신' 전략도 통햇다. 미디어, 보안 등을 주력 사업으로 내건 SK텔레콤의 뉴(New) ICT 관련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조 5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034억원으로 64.1%나 급증했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미디어'로 나타났다. IPTV 증가와 티브로드 합병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98.9% 늘어난 754억원을 달성했다. 융합보안 사업(S&C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한 3천505억원, 영업이익은 9.4% 늘어난 278억원으로 집계됐다.

KT도 미디어·콘텐츠 사업이 효자 노릇을 했다. 1분기 매출은 6조294억원, 영업이익은 4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5.4% 올랐다.

T커머스 및 온라인 광고 취급고 증가, 음원 유통 물량 확대 등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사업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AI/DX 사업 매출은 1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7.5% 증가, B2B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컨슈머 모바일·스마트홈 사업과 기업인프라 등 신사업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며 역대 분기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 3조 4168억원, 영업이익 2756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와 25.4% 증가한 수치다.

누적 5G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대비 129.2% 증가한 333만여명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 증가는 무선서비스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1조4081억원을 기록했다. IDC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 늘어난 562억원, 중계메시징·웹하드·NW솔루션 등 솔루션 사업 매출은 11.3% 증가한 98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 '탈통신'에 본업은 소홀… 지나친 수익성 추구에 시설투자 비용 감소·28㎓ 투자 압박

그러나 통신3사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통신 3사 모두, '탈통신'을 선언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진 반면, 올해 1분기 전체 통신 기지국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에 접어드는 역성장을 한 것이다.

이에 "본업인 통신 서비스를 등한시하고 신사업 진출에만 열을 올린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5G 상용화 2년이 넘도록, 비싼 요금제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 "기지국 투자 관리보다 수익성 내기에만 급급한 '반쪽 성장'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LTE 대비 높은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당초 광고한 내용과 달리 미흡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비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결국 통신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5G용으로 할당받은 초고대역 주파수(28㎓)에 대한 기지국 구축도 이동통신업계에 주어진 숙제다.

28㎓는 현재 이통 3사가 5G 주파수 대역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3.5㎓보다 빠른 통신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이통사가 5G 개통 당시 광고했던 4G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기 위해선 28㎓ 기지국 구축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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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5㎓보다 짧은 전파 도달거리와 전파 방해는 초고대역 주파수의 한계다. 3.5㎓보다 촘촘하게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 만큼, 이동통신업계 입장에선 투자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통 3사는 2018년 5G 주파수 경매 당시 28㎓ 대역을 할당받으면서 3년 내 총 4만 5215대의 기지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완료된 기지국 수는 100여 대에 불과하다.

이통사들은 "28㎓에 최적화된 통신 장비 기술이 역부족"이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정부는 강력하게 주파수 할당조건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전파법에선 할당조건 미이행에 따라 정부가 주파수 할당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 KT發 초고속 인터넷 이슈 신뢰 잃어

최근 불거진 '초고속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도 골치다. 논란은 유명 정보기술(IT) 유튜버 '잇섭'이 지난달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KT에 10기가비피에스(Gbps) 요금을 내면서 100메가비피에스(Mbps) 속도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인터넷 이용자들이 곳곳에서 "나도 마찬가지"라고 동조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정부는 이통 3사 초고속인터넷 전반에 대한 실태점검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통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등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전국망이 원활하게 서비스될 때까지는 품질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걱정"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고속인터넷 문제까지 커지면서 호실적에도 마냥 웃을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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