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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취업자 65만명 늘었는데, 3040에선 11만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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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상승폭 80개월 만에 최대

고령층이 47만명으로 70% 넘어

공공일자리 비해 제조업 찔끔

본격 고용회복으로 보긴 힘들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5만 명 늘었다. 두 달 연속 일자리가 증가했고, 월간 기준 상승 폭은 6년 8개월 만에 최대다. 정부는 ‘고용 회복’을 말하기 시작했다. 과연 그럴까.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5만2000명 증가했다. 2014년 8월(67만 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일자리 증가세는 지난 3월(31만4000명) 이후 2개월째 이어졌다. 실업률(4%)은 같은 기간 0.2%포인트 떨어졌고, 고용룔(66.2%)은 1.1포인트 올라갔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국내 생산·소비 확대, 수출 호조 등 경기 회복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유지, 또 지난해 4월 고용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계 발표 직후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수출·내수 회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고용 회복 흐름도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며 “전체 취업자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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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비교 노인고용만 늘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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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사정을 뜯어보면 섣불리 고용 회복을 단언하기 어렵다. 일단 기저효과가 컸다. 4월 취업자 수가 65만 명 넘게 늘어나긴 했지만 비교 대상이 된 지난해 4월 감소 폭이 47만6000명에 달했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만든 공공 일자리도 큰 몫을 했다. 산업별로 나눠보면 재정 일자리 비중이 큰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22만4000명)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반면에 전 산업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16.1%) 제조업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9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월 4만4000개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그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다음으로 고용 비중이 큰(12.3%) 도·소매업 일자리는 같은 기간 18만2000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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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증가폭.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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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직업별로 보면 온도 차는 더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6만9000명 급증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분 3분의 2가량을 고령층이 담당했다는 의미다. 반면에 30대(-9만8000명), 40대(-1만2000명)는 일자리가 줄었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47만6000명)가 가장 많이 늘었다. 다시 말해 나랏돈으로 월급을 충당하는 노인 단순 일자리가 지난달 고용 회복을 이끌었고, 정작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는 감소했다. 정부가 자신하는 ‘고용 회복’의 불편한 진실이다.

특히 2년 전인 2019년 4월과 지난달 고용률을 비교하면 60세 이상(41.6→43.3%)만 올랐을 뿐 15~19세(8.1→7.6%), 20대(57.2→56.4%), 30대(75.8→75.1%), 40대(78.2→77.1%), 50대(75.5→75%) 모두 내려갔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물론 청·장년층 모두 고용이 악화했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세대처럼 아예 고용시장 진입을 못하고 장기 실업 상태에 머무르는 코로나 세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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