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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아시아·태평양 우선 외교 바이든, 이-팔 강대강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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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런 골든버그 신미국안보센터 중동안보국장 FP 인터뷰

뉴스1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서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갈등이 연일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외교안보 매체 포린폴리시(FP)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능한 회피하고자 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직접 말려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11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관리를 지낸 일런 골든버그 신미국안보센터 중동안보국장과 질의응답 형식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이-팔 소요 사태가 미국 행정부에 지니는 의미를 되짚었다.

골든버그 국장은 '이-팔 갈등에 휘말리지 않겠다던 바이든 정부의 접근이 변화할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행정부는 중동 문제에 빨려 들어가는 대신 인도·태평양 지역, 특히 대중 정책을 외교정책 우선순위로 두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이란과 예멘 특사는 있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특사는 없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먼저 설명했다.

그러나 골든버그 국장은 "이번 사태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는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든버그 국장은 그러면서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소요 사태에 대해 미국이 관여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힌 피해의 일부를 되돌리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폐쇄된 예루살렘 소재 팔레스타인 영사관을 다시 열고 영사를 파견해 팔레스타인 측과 주기적으로 접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골적으로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쳤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과 관계 회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연락사무소를 다시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민주당 내 대이스라엘 기조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포린폴리시의 지적에 대해 골든버그 국장은 "이스라엘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하고, 이스라엘에 실망한 진보 성향 부류가 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이란 핵협상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웠던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밀월 관계를 유지했던 것이 일부 민주당 인사들에게 비판의 근거를 주게 됐다고 지적했다.

골든버그 국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시사했다.

그는 "현재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지역 내 가장 큰 관심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아니라 이란"이라며 "이스라엘과는 이미 이란과 관련해 매우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힘든 대화가 오갔기 때문에 이-팔 갈등에 대한 또 다른 힘든 대화로 이스라엘에 짐을 지우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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