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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변방 신세 팹리스]③조중휘 "구시대적 방식 벗어나 기회 늘리고 비용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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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 인터뷰

팹리스 업체 R&D 지원에 한계…시장성·차별성보고 자유지원

시스템반도체, '수요자-공급자 먹이사슬'…생태계 커져야

설계 IP개발 지원·MPW 비용 지원·수요자 확보 등 필요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정부가 열악한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과제로 지정한 반도체 분야에선 기업이 대형화될 수 있도록 크게 지원해주고 작은 신생 기업들은 시장성, 차별성이 있는 반도체의 싹을 키우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이데일리

조중휘(사진)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로드맵을 세워 지원하는 구시대적인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시장에 굉장히 다양한 팹리스 업체들의 아이디어가 있는데 지금까지는 국가가 RFP(제안 요청서)를 한정하니까 작은 업체들은 R&D(연구개발) 지원을 받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자유 공모 방식으로 시장성과 타 해외 제품과의 차별성을 보고 경쟁성이 있는 팹리스 업체들을 자유롭게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메모리반도체 시장과는 달리 ‘수요자와 공급자의 먹이사슬 관계’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팹리스에서 설계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거쳐 다시 시장으로 돌아가는 먹이사슬”이라며 “시장에서 원하는 반도체를 요구하면 팹리스가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놓고 정부가 지원해야 생태계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지금 팹리스 업체들이 원하는 건 기회확대와 세분화된 비용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적재산권(IP)개발 지원 △시제품 제작용 파운드리 지원 △만들어진 국내 팹리스 회사의 시제품을 사용해주는 수요자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현재 우리 팹리스 기업들은 제품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IP가 없어 IP에 들어가는 또 다른 비용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도 다 만들 수 있는 IP 기술이 아닌 차별성있는 IP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제품 제작용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비용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MPW는 웨이퍼 한 장에 여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팹리스 업체는 양산 전에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의뢰해 만들어진 시제품을 받아 본다. 팹리스 업체가 시장에 내놓기 전에 먼저 제품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지만 개발 비용이 만만치 않다. 조 교수는 “MPW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파운드리 업체가 노력해주고 제반비용을 국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도체를 활용해줄 수 있는 고객사 확보도 반드시 필요하다. 조 교수는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만든 반도체를 실제 자동차나 가전, 로봇 등에 장착에서 사용이 가능한지, 이 반도체를 누가 써줄지 수요자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차량용 반도체도 팹리스가 설계해도 아무도 써주지 않는다면 생태계 확장은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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