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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어려서 괜찮아'라며 안주할까봐...나이 잊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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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인터뷰]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나 자신을 가두는 '목표' 설정 안해"

"다양한 생각·경험 받아들이려 노력"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다들 어린 나이에 많은 걸 이뤘다고 얘기하는데, 전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해요. 어린 나이에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남들보다 더 긴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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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사진=뮤직앤아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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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스스로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며 현실에 안주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나이를 잊고 살아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임지영은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뽑혔다. 가수 아이유· 화사, 배우 수지· 남주혁, 골퍼 김세영 등이 그와 함께 선정된 인물들이다. 클래식 연주자로서는 2018년 피아니스트 조성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임지영이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5년 20세 어린 나이에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오르면서다. 2017년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함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녹음한 첫 앨범을 전 세계에 발매하고, 지난해에는 바이올린의 구약·신약 성서로 불리는 바흐와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완주에 도전하면서 음악가로서 위상을 높였다.

그에게 다음 목표를 묻자 “목표를 따로 두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목표’라는 상자 안에 자신을 가두면 다른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시야가 가려진다는 이유에서다. 임지영은 “하나의 점(목표)을 보고 가다 보면 성취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겨 많은 것들을 볼 수 없게 되더라”면서 “연주자에게는 목표 설정보다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받아들이려는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잘 나가던 임지영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지난 연말 1년간 공연 횟수를 꼽아보니 10번이 안 됐다고 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매년 30~40회 공연했던 그였기에 어느 때보다 큰 공허함에 방황도 했다. 임지영은 “연주자들은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는데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춰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차츰 팬데믹 상황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고찰과 함께 긍정적 사고를 하려 애썼다”며 “많은 연습 시간을 필요로 했던 바흐와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완주는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불가능했던 공연”이라며 “코로나19 덕분에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했을까. 임지영은 “뭘 했을지는 모르겠으나, 굶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슨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기에 어느 자리에서든 성공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제가 좀 악착같아서…”라며 웃었다.

한편, 임지영은 오는 18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크론베르크 스트링 프로젝트’로 관객들과 만난다. 크리스텔 리(바이올린), 매튜 립먼(비올라), 요나단 루제만(첼로)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현악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무대다. 이후 이탈리아와 두바이 측의 특별 비자를 받아 양국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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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사진=뮤직앤아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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