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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황창규 전 회장이 기록한 세계적 리더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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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빅 컨버세이션' 출간

잡스·이건희 등과 만남과 대화 회고

젊은 세대 향한 희망 메시지 함께 담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떻게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킬 기술 혁신을 이룰 것인가.”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황창규 전 KT 회장은 최근 출간한 자서전 ‘빅 컨버세이션’(시공사)에서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질문을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사장 자리까지 올랐고, 이후 KT 회장을 맡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준비를 마쳤던 그의 업적을 생각하면 당연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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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왼쪽) 전 삼성그룹 회장과 황창규 전 KT 회장(사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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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회장은 자서전에서 이 질문의 시작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털어놓는다. ‘일본을 뛰어넘자’는 것이다. 그는 1980년대 미국 유학과 직장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며 다시는 타국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데 이유에 대해 “‘우리도 일본을 한 번 이겨보자’는 단단한 각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은 미국을 꺾고 반도체 종주국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의 다짐대로 지금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매출 최상위권 국가로 성장했다.

자서전인 만큼 황 전 회장의 성공기를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관점으로 ‘빅 컨버세이션’을 보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대담한 대담’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황 전 회장은 자서전에서 자신이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적 리더들과의 만남과 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는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현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에릭 슈미터 전 구글 회장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스티브 잡스와 인연이 눈길을 끈다. 황 전 회장은 “‘헤이, 미스터 플래시’라고 정겹게 나를 부르던 스티브 잡스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남아 있다”며 그와의 만남을 회상한다. 2004년 12월, 아이팟에 쓰일 플래시 메모리와 관련한 삼성과의 미팅에서 스티브 잡스를 만난 황 전 회장은 “스티브 잡스의 손으로 (화이트보드에) 직접 쓰인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티브이, 맥북에어 등의 글씨는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다”며 그의 뜨거웠던 열정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평가가 공존하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는 “내가 만난 스티브 잡스는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맨이었고 IT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사업을 책임감 있게 밀고 갔던 기업가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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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왼쪽) 애플 창업자와 황창규 전 KT 회장(사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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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나의 꿈을 믿어줬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낸다. “반도체 시장이 아무리 안 좋고 시장이 수시로 변해도 이건희 회장은 결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이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준비할 때의 일화도 인상적이다. “해볼 만한가?”라는 이건희 전 회장의 질문에 황 전 회장은 플래시 메모리가 미래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라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황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은 자신이 있는지를 물었고, 나는 새로운 모바일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당차게 대답했다”며 “대답을 들은 이건희 회장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는 것을 봤다”고 당시의 이야기를 전한다.

황 전 회장이 세계적인 리더와의 만남을 기록한 자서전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희망이 없는 세대’라는 비관적 전망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전한다. 황 전 회장은 “실수해도 실패해도 괜찮으니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는 의지’만 있다면 언젠가 자신이 찍어온 점들이 연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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