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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미 “만나자” 제안에 북 “잘 접수” 반응…대화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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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북정책 검토 결과 설명하겠다’ 접촉 타진에 호응

미국 발표에도 침묵하던 북한, 협상 테이블로 나올지 주목

[경향신문]



경향신문

경제회복 자신감 보이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 경제와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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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에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직접 설명하기 위한 접촉을 제안했고, 북한은 이 제안을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1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상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에 나설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주 북측에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면서 접촉을 요청했고, 북측은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의사소통은 ‘뉴욕 채널’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제안은 평양에 전달돼 고위급이 검토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접촉 제안에 응한다면 바이든 정부의 협상 의지 등을 점검하는 탐색전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회담이 결렬된 뒤 회담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는 등 인도적 지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CNN에 “북한의 인도적 지원 요청을 고려할 여지가 있지만, (백신 지원이) 의도된 수혜자에게 도달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효과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 주민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간 북한은 백신 국제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절했고, 한국 정부의 제안도 거절한 바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30일 대북정책 검토를 마무리하고 새 정책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새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며 실용적이고 조율된 접근법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밝힌 내용만으로는 새로운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유인책을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정부는 협상 상대방인 북한에 대북정책 검토 과정과 결과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핵 문제를 미국과 세계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억지를 강조했다. 이에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지난 2일 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판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 자체에 대해선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지난 5일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면서 북한에 접촉을 제안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월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해왔다”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올 며칠, 그리고 수개월간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공을 넘기고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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