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초중고 원격강의 직격탄…"중하위권 학습능력 추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원격수업의 그늘 ◆

세 학기째 이어지고 있는 원격수업에 학교 현장은 어느 정도 적응한 모양새다.

그러나 등교수업과 비교해 원격수업에서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학생들의 하소연은 여전하다. 등교수업에서 기대할 수 있는 교사의 학생별 맞춤 지도를 원격수업에서는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원격수업에서 교사가 개별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기 A공립초등학교 4학년 교사는 "원격수업에서 그나마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중심으로 하더라도 대면수업과 비교해 훨씬 많은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고 금세 산만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서 "수업에 집중하는 일부 아이만 끌고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또 나머지 아이들과 학력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 교사로서는 고민이 큰 지점"이라고 했다.

특히 초등학교 단위에선 중·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의 관심도에 따라 교육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맞벌이 가정이나 조손가정 등 집에서 자녀의 수업 상황을 관리하고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원격수업에서 사실상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교사들의 얘기다. 또 학습결손 문제가 발생한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사회성이 결여되는 정서적·심리적 결손 문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B공립중학교 수학 교사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현재 중위권과 하위권 학생들의 성취 수준이 눈에 띄게 많이 떨어진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뛰어난 일부 상위권 학생이 아니라면 대부분 학생의 성취도가 하향 조정됐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원격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자녀가 적극적으로 등교하길 선호한다는 학부모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중2 학생 학부모는 "작년엔 코로나19 걱정에 어쩔 수 없는 마음으로 온라인 수업을 지켜봤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는 여전히 동영상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