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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팀장 구속 KB증권, '라임' 어떤 연관?…"TRS, 피해 키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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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라임에 TRS 제공해 투자액 늘려

이 자금이 부실기업으로…피해 더 키워

KB는 TRS제공사로 투자액 먼저 회수해

"구속된 팀장, 이종필과 TRS 구조 논의"

KB 측은 "라임 불법 운용 공모 안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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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KB증권 팀장이 최근 구속되는 등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라임 사태와 관련된 KB증권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KB증권이 라임과 이른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하면서, 라임에 가입한 일반인 피해자들의 피해액을 배로 키웠다고 평가한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KB증권 소속 A팀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사하고 있다.

KB증권은 라임 펀드의 판매사 겸 TRS 제공 증권사로, 검찰은 KB증권이 라임 국내 펀드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영 등에 일부 연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A팀장은 라임 펀드의 부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판매를 도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사태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한 변호인은 A팀장에 대해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과 TRS 구조를 설계하는 등 논의를 했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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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라임자산운용. 2020.3.30(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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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S 구조에 대해 법무법인 우리의 김정철 변호사는 "투자 자체를 담보로 잡고 추가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면서 "라임이 특정 기업 전환사채(CB) 등에 100억원을 투자했다면, KB가 해당 CB 등을 담보로 라임에 100억원을 빌려줘 두 배의 투자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라임이 KB증권과의 TRS 계약을 통해 주로 투자했던 회사로 에스모와 에스모머티리얼즈를 지목했다. 이들 회사는 도주한 에스모 실소유주 이모 회장이 운영했던 기업으로, 이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아 코스닥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한 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라임과 KB증권을 통해 이 회장에게 자금이 유입됐고, 이 돈이 이 회장의 기업사냥에 악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A팀장이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있다. 김 변호사는 "(라임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빌려줬을 것"이라며 "이종필이 필요한 돈을 어쨌든 당겨주는 역할을 하면서 뒷돈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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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지난 2019년 10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14.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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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라임과 KB증권의 TRS 구조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피해를 배로 늘릴 위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호의 이성우 변호사는 "구조상 상품 손실이 발생하면 KB증권이 먼저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면서 "피해자들은 그 후에야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도가 두 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31일 KB증권의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비율을 결정하면서 낸 보도자료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금감원은 자료에서 'TRS레버리지가 있는 수익구조'에 대해 "운용손실이 발생하더라도 TRS증권사는 대출금을 우선 상환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 손실률은 레버리지 비율(100%)만큼 확대된다"고 적었다.

이 자료에는 KB증권이 금융투자상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고령자 등에게 전액손실을 초래한 TRS의 위험성 자체를 설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규모가 큰 KB증권이 사전에 라임 운용 자산의 부실을 인지하고 TRS 거래를 막았다면, 그에 따른 피해자들을 상당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KB증권이 TRS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상품 자체가 출시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증권 측은 회사 차원에서 라임 부실을 은폐했다는 등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하고 있다. KB증권은 입장문을 통해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매우 송구하다"면서도 "당사가 라임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라임의 불법 운용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KB증권이 운용했던 라임 AI펀드에 대해서도 "고객들에게 가입 금액의 일부를 선지급하고,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을 수용했다"면서 "개별 고객들 보상 절차를 진행하는 등 고객 구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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