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 탱크의 모습. 일본 정부는 지난달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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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집권 자민당 야마모토 다쿠(山本拓)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농림수산성 부장관을 역임한 그는 자민당 종합에너지전략조사회 회장대리와 농림수산유통소비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배출과 관련해 야마모토 의원을 비롯한 전문가 3인의 의견을 듣고 오피니언면에 게재했다.
야마모토 의원은 원전 반대론자가 아닌데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선 반대 입장이라면서, 가장 큰 이유로 2015년 일본 정부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간 문서로 맺은 협약을 깨뜨린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경제산업성은 “관계자의 이해를 얻으면서 대책을 실시해, 해양에 안이한 배출은 하지 않는다”고 문서로 약속했으나 이번에 전어련이 반대를 확실히 표명했는데도 해양 방류를 결정했다.
야마모토 다쿠 일본 자민당 중의원 의원. 야마모토 의원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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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의원은 현재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를 거쳐 원전 부지의 탱크에 보관중인 오염수에 2차 처리를 하더라도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이 다 제거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산업성이 ‘다른 원전도 일상적으로 삼중수소를 포함한 물을 방출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전이 있는 후쿠이현 출신 의원으로서 용서할 수 없다”며 “일반 원전은 녹아내린 핵연료에 직접 물이 닿은 후쿠시마 제1원전과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이 더 이상 오염수가 생기지 않도록 근본적 조치를 하는 데는 소홀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지금도 계속 발생하므로 내년 가을이면 탱크에 꽉 차기 때문에 배출해야 한다는 것인데, 애초에 지하수나 빗물이 스며들어 계속 오염수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작업은 더디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농수산물ㆍ식품에 대한 규제가 15개국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조차 소비자의 의향을 근거로 규제하는 상황에서 해양 방류를 서두를수록 일본의 국익은 마이너스”라고 주장했다.
한편 방사선에 의한 건강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민간 학술단체인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가이 미치아키(甲斐倫明) 위원은 “방사선의 과학적 안전성을 둘러싸고 전문가와 사회 사이에 인식의 괴리가 있다”며 “방사선량 기준은 안전을 말하는 데 유용한 잣대이지만 이것만으로 사람을 설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을 단순히 ‘과학적으로 문제 없다’는 방식으로 설득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이가라시 야사마사(五十嵐泰正) 쓰쿠바대 교수도 일본 정부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장관이 ‘계속 설득하고 싶다’고 했으나 대화와 설득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삼중수소만 계속 강조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삼중수소가 아니라는 점도 거론했다. 극도로 신뢰를 잃은 도쿄전력이 정말로 다른 방사성 물질을 약속대로 기준치 이하로 낮춰서 배출할 것인지를 사람들은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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