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나갈 때는 마음대로가 아니란다"…'단 20%만 졸업하는' 하드 트레이닝 동아리 [스물스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삼육대 금융투자동아리 불기둥 회원들 [사진 = 불기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지만 불기둥의 커리큘럼을 모두 마친 졸업생은 30여 명에 불과합니다. 버티기 어려워서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의 하드트레이닝이 저희 동아리의 정체성입니다."

주식 차트에서 빨간색이 치솟아 있는 걸 은어로 '불기둥'이라고 한다. 이 불기둥을 이름으로 하는 주식투자 동아리가 삼육대학교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장 김호영 씨(경영학과·16학번)를 만났다.

"중도 포기자가 속출할 정도로 '하드트레이닝'을 시킨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묻자 김 씨는 "그 덕분인지 불기둥은 대학 투자동아리가 경합하는 외부 공모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로 유명하다"고 답했다.

불기둥은 2010년 설립됐다. 학기마다 새 기수를 뽑으면 올해 22기가 들어올 차례지만 아직 18기밖에 안 됐다. 강도 높은 활동 탓이다. 기수마다 보통 15명 정도가 지원해 절반 가량이 선발되는데 한 기수가 통째로 포기하고 나간 적도 있다. 불기둥은 졸업제로 운영된다. 3학기 내외의 활동을 마쳐야 '졸업생'이 된다. 12년차 동아리지만 졸업생은 30명 남짓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새 기수를 뽑지 않은 작년을 제외해도 전체 인원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강도 높은 훈련을 바탕으로 불기둥은 전국대학생투자동아리연합회(UIC) 투자콘서트 최우수상, 리서치알음의 전국대학생 투자분석보고서 경연대회 최우수상 등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불기둥 18기 모집에는 40여명이 몰리며 지원 인원이 평년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주식투자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불기둥을 지도하는 김지영 교수(경영학과)는 "학생들이 취업과 창업에 어려움이 많으니 자산운용시장에 직접 나서보려는 적극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불기둥은 분석을 담당하는 리서치팀과 모의투자를 하는 운용팀으로 나뉜다. 모든 동아리원은 매주 경제신문을 읽고 월요일마다 강독하며 생각을 구체화한다. 특정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기사를 읽으면, 파생될 영향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짚어보는 식이다. 리서치팀은 매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경제와 산업, 기업을 분석한다. 한 주 동안 분석한 내용은 금요일에 지도교수와 선배들 앞에서 발표된다. 운용팀은 1억원의 자금을 설정하고 모의투자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불기둥 활동을 취업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고 있다. 주식투자가 금융권과 비금융권 취업 모두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주식투자를 통해 해당 산업의 이슈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할 수 있다"며 "식품업계 등 비금융권을 희망하던 친구들도 동아리 경험을 취업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홍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