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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성윤 오늘 기소 예상..토사구팽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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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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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도 완패했다. 대검찰청은 이르면 11일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정권 행보로 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며 유력 검찰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이 지검장이 기소될 경우 같은 사건으로 피의자 신분이 된 여권 핵심인사,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역시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을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된다.

수심위는 전날인 10일 오후 대검에서 현안위원회를 소집해 위원장을 제외한 출석 위원 13명 중 찬성 8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이 지검장을 기소할 것을 의결했다. 수사계속 여부는 찬성 3명, 반대 8명, 기권 2명으로 부결했다.

평소 공개석상에 나오길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이 지검장은 수심위에 직접 나와 자신의 무죄를 피력하는 동시에 검찰 수사가 미진하니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심위는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고 기소해야 한다는 수사팀의 손을 들어줬다.

수심위라는 마지막 장애물까지 통과한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르면 이날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사팀과 대검 모두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방침을 정했으며 오로지 대검의 승인만 남은 상태다.

이 지검장 기소 후 검찰은 김학의 사건에 연루된 나머지 공범들을 처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검찰총장 임명 이후 단행될 검찰 인사에 앞서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검찰총장 후보자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어 총장 임명 후 수사가 부담스러운데다,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수사팀이 해체될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에서 이 지검장에 이어 최근 조사를 마친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유죄라 판단, 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 정권 말 청와대로선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이광철 비서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 수사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의혹 재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는데, 검찰은 사건의 중심에 이광철 비서관이 있다고 보고 이 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한 이 지검장의 거취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기소가 되는 건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일로 청와대와 여권으로서도 이 지검장을 계속 중용하긴 어려워졌다.

이미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처분을 두고 일선 검사들과 갈등을 빚으며 검찰 내 신망이 크게 떨어졌다.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 여론까지 감당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자연스럽게 김오수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는 대신 이 지검장을 유임하거나 서울고검장, 대검 차장으로 승진시키려한다는 관측 역시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받는 현직 검사장'이라는 오명을 쓴 이 지검장이 유임 또는 승진한다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강조한 검찰 조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정권 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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