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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윤곽나온 유한양행 '렉라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대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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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약가 앞세워 타그리소 점유율 뺏겠다는 계산

렉라자, 타그리소 대비 저렴한 약가 책정

1차 치료제 되면 시장 규모 1500억→3000억 확대

유한양행 시장 성장 수혜...영업익 2배 성장 전망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유한양행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발판으로 실적 퀀텀점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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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국산 신약’에 등재된 유한양행 렉라자정. [사진=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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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렉라자는 현재 약가 협상 마무리 단계로 7월경 시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8일 유한양행 ‘렉라자’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급여적적성 평가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통상 약평위를 통과한 약품은 60일 이내 약가가 결정된다. 이 계산대로면 늦어도 6월 10일 이내 약가가 결정되고 이후 준비를 거쳐 7월부턴 시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저렴한 약가로 AZ 타그리소 점유율 절반 뺏겠다는 전략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저렴한 약가를 내세워 비소세포폐암 EGFR 치료제 시장을 타그리소와 양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약가를 아스트라제네카(AZ) 타그리소보다 대폭 낮춰 책정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면서 “1차적으론 의료진이 투여 약물을 결정하겠지만 2차적으론 효능이 동일하다면 저렴한 약재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렉라자가 타그리소와 시장을 양분하면 당장 내년 매출이 500억원 가량 늘어난다”며 “여기에 신약의 고마진을 고려하면 유한양행 실적을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타그리소가 지난해 106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시장 점유율 70.1%를 차지했다. 현재 타그리소 약가는 월 650만원 내외로 연간 8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렉라자는 이보다 저렴한 6400만원~7200만원 사이에 약가가 정해질 전망이다. 타그리소 80㎎ 보험 약가는 22만원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신약의 마진률은 50% 이상이다.

둘 사이 효능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렉라자의 지난 1월 기준 임상결과를 종합해보면 권장 용량 240mg 투여했을 때 객관적 반응률(ORR)은 57.9%,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개월,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13.8개월을 나타냈다. 타그리소 80mg의 단독요법 결과는 객관적 반응률(OPR)이 66%,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개월,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2.5개월로 확인됐다.

객관적 반응률은 암세포가 30% 이상 감소한 것을 의미하고 무진행 생존기간은 체내 암세포가 전이가 멈춘 기간을 말한다.

1차 치료제 노려...시장확대 독점 수혜 전망

더 나아가 유한양행은 렉라자 1차 치료제 급여 적용되면 국내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시장 규모 확대에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현재 1차 치료제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이 타그리소나 렉라자로 전환될 경우 국내 EGFR TKI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20억원에서 30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내 EGFR TKI 시장이 지난 2017년 554억원에서 불과했지만 고가 약재인 ‘타그리소’가 지난 2017년 12월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7년 103억원, 2018년 594억원, 지난해 1064억원 등으로 매출이 급증하며 국내 EGFR TKI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타그리소가 최근 1차 치료제 급여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렉라자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7일 암질환심사위원회을 열어 타그리소를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환자에서 1차치료 급여 적용이 적합한지 심의해 ‘부적합’ 결론을 내렸다. 1차요법 급여로 인정할 만큼 아시안 임상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EGFR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서양인에서는 5~15%, 동양인에서는 30~60%의 변이율을 나타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한국신약으로 한국인 포함 아시아인 임상 비율이 높다”며 “오는 2023년경 임상 3상이 완료되고 1차 치료제로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초부터 약 380 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 임상3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렉라자는 3세대 치료제로 1차 치료제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대비 효능이 월등하다”며 “렉라자가 1차치료 급여까지 적용되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위 약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렉라자가 1차치료 급여되면 국내에서만 700~800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시 말해, 유한양행(000100)의 현재 수준의 연간 수익을 렉라자 국내 판매로만 올릴 수 있단 얘기다.

한편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6199억, 영업이익 8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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