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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깨끗이 씻었습니다” 폐지 판 동전 4830개, 기부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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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보장 수급자임에도 4차례 158만원 기부

조선일보

폐지를 팔아 100원짜리 동전 4830개 모아 기부한 박태순 할머니(가운데) /영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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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생계를 위해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박태순 할머니(81)는 종이상자가 실린 손수레를 끌고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당시 박씨는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종이상자를 바닥에 내려 내용물을 꺼내보라고 했다. 종이상자를 들어 올린 직원의 양손엔 묵직함이 전달됐다.

종이상자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100원짜리 동전 4830개(48만3000원)가 들어있었다.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이다.

박씨는 지난 2018년부터 주운 폐지를 고물상에 팔아 생계에 보탰다. 그가 하루 종일 줍는 폐지는 50~100kg. 폐지 1kg당 70원을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손자 2명을 홀로 키우는 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30만∼50만원씩 기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폐지를 팔아 기부한 돈은 158만3000원에 이른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기부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박씨는 “서로 도움 주고받고 그렇게 사는 거지”라며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받지 않을까 싶어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았다”라고 말했다.

영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박씨가 기부한 돈을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를 위한 사업에 쓸 예정이다.

[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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